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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은 틀렸다. 진화의 승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였다. 늑대는 멸종 위기에 처했는데,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개는 어떻게 개체 수를 늘려나갈 수 있었을까? 사나운 침팬지보다 다정한 보노보가 더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던 이유는? 신체적으로 우월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가 끝까지 생존한 까닭은? ‘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는 이에 대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였다고 말하는 한편, 친화력의 이면에 있는 외집단을 향한 혐오와 비인간화 경향도 포착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결책 또한 교류와 협력이 기반이 된 친화력이다. 우리 종은 더 많은 적을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듦으로써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저자 : 브라이언 헤어 (Brian Hare)
듀크대학교에서 진화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서 ‘사람과 심리학 연구그룹(Hominoid Psychology Research Group)’을 세웠다. 듀크대학교로 돌아온 뒤 ‘듀크 개 인지능력 연구센터(Duke Canine Cognition Center)’를 설립했다. ‘인지신경과학센터(Center for Cognitive Neuroscience)’의 중요한 일원이기도 하다. 2013년 버네사 우즈와 함께 《개의 천재성(The Genius of Dogs)》을 출간했으며, 〈사이언스〉 〈네이처〉 〈미국국립과학원회보〉 등의 학술지에 100여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다.
헤어는 개, 늑대, 보노보, 침팬지, 사람을 포함하여 10여 종의 동물을 연구하면서 시베리아에서 콩고분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으며, 2007년 〈스미소니언매거진〉이 선정한 ‘36세 이하 세계 우수 과학자 35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C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 공영방송 PBS의 과학 프로그램 〈노바(NOVA)〉, 〈네이처〉에서 헤어의 연구를 특집으로 다룬 바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와일드 채널에서 〈당신의 개는 천재입니까?(Is Your Dog a Genius?)〉를 진행했다. 2019년에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스티븐 스틸버그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우리는 왜 증오하는가?(Why We Hate?)〉에 참여했다.
저자 : 버네사 우즈 (Vanessa Woods)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의 연구원이며 수상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브라이언 헤어와 함께 2013년 《개의 천재성(The Genius of Dogs)》을 출간했다. 2010년 출간한 《보노보 악수: 콩고의 사랑과 모험의 회고록(Bonobo Handshake: A Memoir of Love and Adventure in the Congo)》으로 로웰 토머스 교양 부문을 수상했으며, 공저로 쓴 어린이책 《정말이에요, 우주가 당신을 스파게티로 바꿔요(It’s True, Space Turns You into Spaghetti)》로 2007년 영국 왕립학회 주니어 과학도서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2004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상 저널리즘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 우즈는 〈월스트리트저널〉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욕타임스〉 등 많은 언론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역자 : 이민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 책과 중문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올리버 색스의 《온 더 무브》 《깨어남》 《색맹의 섬》, 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 이언 매큐언의 《토요일》,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피터 브룩의 《빈 공간》 등 다수가 있다.
감수 : 박한선
신경인류학자.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사, 서울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과장 및 사회정신연구소 소장,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진화인류학, 신경인류학, 진화의학 등을 강의하며 정신장애의 진화적 기원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감염병 인류》(공저) 《행동과학》(공저) 《포스트 코로나 사회》(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 행동》 등이 있다.
이민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중문학을 공부했고, 영문 책과 중문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온 더 무브』, 『색맹의 섬』,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 헬렌 한프의 『채링크로스 84번지』,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피터 브룩의 『빈 공간』 등 다수가 있다.
P. 5
생물학자들의 죄가 크다. 우리는 오랫동안 자연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곳으로 묘사하기 바빴다. 그리고 그 죄를 죄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에 뒤집어씌웠다. ‘적자생존’은 원래 다윈이 고안한 표현도 아니다. 다윈의 전도사를 자처한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의 작품인데 앨프리드 월리스(Alfred Wallace)의 종용으로 다윈은 《종의 기원》 제5판을 출간하며 당신 이론의 토대인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을 대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다윈의 죄는 거기까지다. 《종의 기원》은 물론,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과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그는 생존투쟁(struggle for existence)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오로지 주변 모두를 제압하고 최적자(the fittest)가 돼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양한 예를 들어 풍성하게 설명했다. 그의 후예들이 오히려 그를 좁고 단순한 틀 안에 가둔 것이다. 이 책은 그 틀을 속 시원히 걷어낸 반가운 책이다.
_추천의 글: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P. 31
친화력은 자기가축화(self-domestication)를 통해서 진화했다. 수 세대에 걸친 가축화는,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지능을 쇠퇴시키지 않으면서 친화력을 향상시킨다. 어떤 동물이 가축화될 때는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많은 요소가 변화를 겪는다. 가축화징후라고 불리는 현상의 변화 패턴은 얼굴형, 치아 크기, 신체 부위별로 각기 다른 피부색에서 나타난다. 호르몬과 번식주기, 신경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가 연구에서 발견한 것은 조건이 일정하다면 자기가축화가 타인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_들어가며: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해서
P. 44~45
사람 아기는 첫 단어를 말하거나 자기 이름을 배우기 전에 협력적 의사소통을 할 줄 안다. 우리가 기쁠 때 타인은 슬퍼할 수 있으며 역으로 타인이 기쁠 때 우리가 슬플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전에, 우리가 나쁜 행동을 하고 거짓말로 덮는 법을 배우기 전에, 혹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전부터, 우리는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을 습득한다.
우리가 타인과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이 능력 덕택이다. 이 능력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로 통하는 관문, 수 세대를 걸쳐 쌓여온 지식을 잇는 문화적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로서 우리의 모든 것이 이 능력에서 시작된다. 많은 위력적인 현상이 그러하듯이 이 능력도 일상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그 시작이 아기가 부모 손짓의 의도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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