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김혜자)
★제2회 한국극예술학회상 작품상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조연상(이정은)

인생의 고단함과 아름다움을 그린 명작
삶과 나이 듦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다룬 작품

2019년 2월에 방영된 JTBC 12부작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이남규, 김수진 작가의 무삭제 대본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드라마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표방하며 웃음을 주더니 후반부 반전 아닌 반전을 주며 시청자들의 눈물을 쏟게 했다. 4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알츠하이머를 시간 이탈 서사로 풀어내며 삶과 나이 듦과 죽음, 인생을 살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견지한 명작으로써 감동을 준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이남규, 김수진 작가의 웃음과 눈물을 넘나드는 주옥같은 대사와 더불어, 노년과 ‘타임 슬립’ 소재를 다루면서도 시청자로 하여금 ‘알츠하이머’를 예상치 못하게 한 김석윤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눈이 부시게]를 오랜 시간 눈이 부시게 해주었다.

동 시간대 시청률 1위, JTBC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말이 필요 없는 대배우 김혜자의 경이로운 연기와 두 작가, 김석윤 감독의 앙상블로 휴먼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또한 같은 해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김혜자), 제2회 한국극예술학회상 작품상,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조연상(이정은) 등 명실상부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받았다.

[눈이 부시게 세트]는 이 특별한 드라마의 기획 단계부터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기까지 그 시작과 끝을 담았다. 두 작가 특유의 유머와 휴머니즘을 넘나드는 필치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드라마를 볼 때와는 또 다른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매회 회자되던 명대사와 생생한 지문을 그대로 담아 더욱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겨울 끝에서 시작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봄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대본집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이 책은 [눈이 부시게]의 오랜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책 속에서

〈눈이 부시게〉 대본집을 보는 수많은 독자분들 그리고 수많은 또 다른 혜자들. 그들도 나처럼 그 어떤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눈이 부시지 않은 날을 살며 눈이 부신 날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1권. 〈이남규 작가의 말〉」중에서

태어남과 동시에 주어진 모든 것을 온전히 누리시길,
그리고 ‘오늘을 살아간’ 스스로를 애틋하게 여기시길.
그 하루에 〈눈이 부시게〉 가 정말 작은 위로가 된다면
그 또한 저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2권. 〈김수진 작가의 말〉」중에서

준하 무슨 일 있는 거야? 갑자기 그러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는데.
혜자 …
준하 … 응원이 필요한 상황이야? 위로가 필요한 상황이야?
혜자 …
준하, 혜자 마시려던 잔을 빼앗아 술을 마신다.

혜자 (보면)
준하 아무것도 못 해줄 상황이면 같이라도 마셔주려고.
혜자 … 너라면 어떻게 할래?
준하 …
혜자 … 꼭 구해야 되는 사람이야. 어떻게든 구해야 하는 사람이야. 근데… 근데 구할 수가 없어. 몇천 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준하 … 그래도 구할 때까지 해야지.
혜자 못 구한다고! 아무리 해도! 아무리 해도…
준하 그래도 구해야지. 니가 얘기했잖아. 꼭 구해야 되는 사람이라고 어떻게든 구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그래야 되는 사람이면 몇억 번을 시도해서라도 구할 거야.
혜자 … 고마워… 나 그 소리가 듣고 싶었었나 봐.

혜자, 일어난다.
엷게 미소 지으며 준하를 바라보는.
---「2화. 43씬」중에서

혜자 당장 내일부터 나랑 삶을 바꿔서 살 사람? 내가 취직도 안 되고, 빚은 산더미고, 여자 친구는 안 생기고 답도 없고 출구도 없는 니네 인생을 살 테니까 니넨 나처럼 편안히 주는 밥 먹고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도 받고 하루종일 누워 있어도 되는 내 삶을 살아. 어때?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지?
본능적으로 손해라는 느낌이 빡 오지?
(중략)
혜자 열심히 살든 니네처럼 살든, 태어나면 누구에게나 기본옵션으로 주어지는 게 젊음이라 별거 아닌 것 같겠지만… (살짝 감정이 올라오는) 나를 보면 알잖아. 니들이 가진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엄청난 건지….
---「7화. 10씬」중에서

혜자 (흐뭇) …내 생각에 오로라는 에라야.
준하 에라?
혜자 에러! 버그라고 작동오류! 전에 어디선가 읽었는데 오로라는 원래는 지구 밖에 있어야 하는 자기장이 어쩌다 보니 북극으로 흘러 들어온 거래…. 그 말인즉슨! 오로라는 조물주가 의도하고 만들려던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만들어진 에라다 이거야.
준하 (자조) 나 같은 거네.
혜자 (O.L) 근데… 너무 아름다운 거야. 그 에라가… 에란데도….
준하 (혜자를 보는데)
혜자 …… 에라도 아름다울 수 있어. 눈물 나게. 난 오로라를 만나는 순간 울 것 같애. (보는 장면 연기) 아… 오로라다…. (바로 눈가에 눈물 그렁그렁) 너무 사랑스러울 거 같애. (그렁그렁한 눈으로 준하를 보는데)
준하 (그런 혜자를 보는 눈)
---「7화. 44씬」중에서

혜자 (영정 보며) 허무하지? 사는 게 별거 아닌가 봐. 칠십 해가 넘게 살았는데 이거야.
준하 …
혜자 칠십 해를 넘게 살면서 온갖 일이 다 있었을 텐데…. 결국 사진으로만 남았어.
준하 …
혜자 난 말야… 내가 애틋해…. 남들은… 다 늙은 몸뚱이 더 기대할 것도 후회도 의미 없는 인생이 뭐가 안쓰럽다 하겠냐마는… 그래도 난 내가 안쓰러워 미치겠어.
준하 …
혜자 너도 니가… 니 인생이 애틋했으면… 좋겠다.

그리곤 샤넬 영정에 다시 목례를 하고 자리를 뜨는 혜자.
잠시 후 혼자 서 있던 준하, 어깨가 들썩이고… 울먹이기 시작한다…
텅 빈 빈소에서 오열하며 우는 준하
---「9화. 60씬」중에서

혜자 … 혜자가 밉지 않아? 갑자기 떠나서는 돌아온 댔다가 안 돌아온 댔다가… 무슨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준하 … 그리워하는 건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 괜찮아요. 그리고 받은 게 많아요 혜자한테…. 그리고 할머니한테도.
혜자 ……
준하 … 내 인생을 끌어안고 울어 준 사람이 처음이었어요.
---「9화. 66씬」중에서

혜자 (Na) 나의 인생이 불행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당신과 행복했던 기억부터 불행했던 기억까지, 그 모든 기억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12화. 54-55씬」중에서

『눈이 부시게 1』

작가의 말
기획의도
등장인물
Episode 1
Episode 2
Episode 3
Episode 4
Episode 5
Episode 6

『눈이 부시게 2』

작가의 말
인물관계도
Episode 7
Episode 8
Episode 9
Episode 10
Episode 11
Episode 12
만든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