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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인권그림책의 시작에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제목이 가리키는 건축물은 지금의 민주화운동기념관, 과거의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대공분실은 1980년대 군부 독재 시기, 경찰청 산하의 대공 수사 전담 기관이자 악명 높은 고문 장소였다. 이곳이 활발히 살아 있던 그때, 건물의 용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피해자들 역시 자신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걸 몰랐다. 당시 국내 최고 건축가의 설계 아래 고문과 취조 목적으로 지어진 처참한 건축물이지만,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전환점을 불러일으킨 장소이기도 하다. 『건축물의 기억』은 인권과 민주화 정신을 짓밟았던 이곳의 기억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건축물의 시선으로 그렸다.
사계절출판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인권그림책 시리즈 출간!
‘민주인권그림책’은 사계절출판사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협업으로 출간하는 논픽션 그림책 시리즈(전 8권)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를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을 찾아내어 그림책으로 풀어냈습니다. 차별과 불평등, 이주노동, 성역할, 폭력의 감수성 등 민주주의와 인권의 의미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일상 속에서 공감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책에 담아냈습니다. 시리즈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 세계를 바탕으로 현재 그림책 작업을 활발히 하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했습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BIB,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 작가 및 두꺼운 팬층을 지닌 개성 있는 그림책 작가들이 함께했습니다. 정진호, 권정민, 서현, 이명애, 조원희, 소복이, 오소리 등 국내외 13명의 그림책 작가들이 민주인권그림책의 기획의도에 동의하며 적극 동참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올해 하반기에 개관하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의 전시 콘텐츠 프로젝트에서 탄생했습니다. 기획 및 저작 지원을 맡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과거 국가폭력의 현장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인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탄압하고 고문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보존하고, 전시와 교육 시설을 마련하여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022년 초에 발족한 ‘민주인권그림책프로젝트’는 한국 현대사의 뜻깊은 현장의 전시 콘텐츠로서 그림책을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를 갖고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림책의 높은 예술성과 전달력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행한 프로젝트가 이제 결실을 맺어 그림책으로 출간됩니다.
2년간 국내외 13명의 그림책 작가 공동 작업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다채로운 시선을 그리다
‘강인하고 친절한 희망’을 담은 논픽션 그림책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차례대로 출간될 총 8권의 시리즈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진행한 ‘민주인권그림책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결과물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그림책으로 다뤄 온 『꽃할머니』의 작가, 권윤덕은 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았습니다. 권윤덕 작가를 필두로 그림책 연구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은 창작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여러 차례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그림책을 만들어 갔습니다. 특히 참여 작가들은 남영동 대공분실 현장 답사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의도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림책 프로젝트의 캐치프레이즈는 ‘강인하고 친절한 희망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총감독인 권윤덕 작가는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맞이하고, 그것을 그림책으로 친절하게 대중들과 소통하고, 앞으로의 희망을 그림책 안에 담아내고자 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가 예산으로 그림책 창작을 지원하는 공공 프로젝트 성격의 이 시리즈는 현재 그림책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를 다룬 그림책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창작자들에게 주제, 소재, 형식, 표현 등 모든 면에서 실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창작자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주제를 일상 속으로 가져와서 치열한 고민과 연구 끝에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현시점에 마주해야 할 이슈들을 다채로운 목소리와 깊이 있는 시선으로 풀어낸 논픽션 그림책입니다.
건축물의 기억
‘민주인권그림책’의 시작, 우리나라 민주화의 현장을 담다
서울 한복판에 지어진 검은 벽돌의 건축물에 대하여
『건축물의 기억』은 민주인권그림책의 시작에 맞닿아 있는 작품입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건축물은 지금의 민주화운동기념관, 과거의 남영동 대공분실입니다. 대공분실은 1980년대 군부 독재 시기, 경찰청 산하의 대공 수사 전담 기관이자 악명 높은 고문 장소였습니다. 이곳이 활발히 살아 있던 그때, 건물의 용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피해자들 역시 자신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당시 국내 최고 건축가의 설계 아래 고문과 취조 목적으로 지어진 처참한 건축물이지만,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전환점을 불러일으킨 장소이기도 합니다. 『건축물의 기억』은 인권과 민주화 정신을 짓밟았던 이곳의 기억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건축물의 시선으로 그렸습니다.
“다 국가를 위한 일이야.”
“수사관들의 첫인사는 구타였다.”
악몽에 갇힌 가해자, 지금을 살아가는 피해자
이 책의 첫 장은 지금의 남영역에서 출발하여 삼십여 년 전의 건물을 비추며 그곳의 실체를 마주합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 건물 뒤로 돌아가면 악몽의 공간이 열립니다. 검은 벽돌의 건축물에 스민 이야기는 가해자들의 영혼 없는 아우성으로 시작됩니다.
세뇌하듯 속삭거리는 말들과 파편처럼 나열되는 장면들, 점점 긴장감이 압도하는 그림에서 위태로운 감정이 느껴집니다. 당시 대부분의 수사관들은 자신이 국가 안보를 위한 대공 업무를 해내고 있다 여기며 고문 수사를 일상적으로 자행했습니다. 오소리 작가는 그런 가해자들의 시선을 강한 색채와 거친 터치로 섬뜩하게 그려냈습니다. 그들의 비뚤어진 신념은 불안정한 1인칭 독백으로 나타나며, 끝내 자기 합리화의 독백은 벽돌 건물에 갇히고 맙니다.
그에 비해 건물의 좁은 창문 너머로 남영역을 바라보며 전환되는 피해자의 이야기는 담담합니다. 그들이 겪은 고통은 분절된 이미지 안에서 적나라하게 비춰지지만, 3인칭 화자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피해자의 시선을 짚어 갑니다. 피해자의 이야기는 건물에 갇힌 채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꺼내어 고문수사관을 고소했고, 세월이 흘러 지금의 남영역을 지납니다.
세 작가가 세 가지 시선으로 완성한 민주화 역사의 공간
이 책은 남영동 대공분실에 대해 최경식, 오소리, 홍지혜 작가가 각자 느끼고 경험한 것을 세 가지 목소리로 전개합니다. 작가들은 현장을 답사하고 피해자들의 증언록을 살피고 가해자들의 자취를 좇아 세 가지의 시선을 촘촘히 담아냈습니다. 최경식 작가는 도입부에서 건축물을 다각도로 묘사하며 실재하던 공간의 분위기를 생생히 담았습니다. 오소리 작가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그림과 글을 토막토막 보여 주며 가해자들의 난폭한 정신세계와 고문의 공포감을 표현했습니다. 홍지혜 작가는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떠올리기 힘든 고통을 차갑고 담담한 푸른색으로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고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단단하게 나아가고자 하는 내면적 분투를 그들의 목소리에 담아 이야기를 맺었습니다. 『건축물의 기억』은 과거에 고통을 공감하며, 많은 투쟁 끝에 민주주의를 이끌어 낸 민주화 운동을 기리고 그 발판으로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음을 전합니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저자 : 최경식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공부했어요. 지금은 그림책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그림책 강의를 하고 있어요. 쓰고 그린 책으로는 《어서 오세요! ㄱㄴㄷ 뷔페》 《파란 분수》 《꼭꼭 숨었니?!》 등이 있고, 《경성 기억 극장》 《나는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 등에 그림을 그렸답니다.
저자 : 오소리
다정한 세상으로 조금씩 다가가길 바라며 제가 경험하고 보았던 것들을 담아 작업하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빨간 안경》, 《노를 든 신부》, 《엉엉엉》, 《개씨와 말씨》가 있고, 에세이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가 있습니다.
저자 : 홍지혜
환상적이며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며 일러스트,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합니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은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 가는 이야기를 담은 『L 부인과의 인터뷰』를 쓰고 그렸습니다. 어린이책 『초등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내게 익숙한 것들의 역사』 『수탉 몬다의 여행』 『동요에서 찾은 놀라운 과학 원리』 등에 그림을 그리고, 드로잉 모음집 『주말의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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