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예민한 기관, 방광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20대 중반 갑작스레 방광염을 앓게 되어 블로그에 자신이 겪는 오줌보 문제를 하나씩 올리기 시작하여 여성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결국 방광 전문가로서 글을 쓰게 된 독일의 잡지 편집자 비르기트 불라의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가 출간되었다. 30분에 한 번씩 화장실에, 그것도 다급하게 가야 하게 된 이후로 자타 공인 방광 전문가가 된 비르기트 불라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겪은 시련들을 우리와 공유하고자 한다. 또한 <방광에 문제가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해 방광이 어떤 기관인지, 얼마나 예민한지, 얼마큼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샅샅이 파헤친다.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의 일상생활은 어떨까? 그럴 때는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할까? 병원에 가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검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어떤 치료법들이 있을까? 그런 치료를 받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 말고도 의사들이 항상 알고 있는 것은 아닌 해결 방안들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는, 소변을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민감하고 아름다운 기관, 방광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때다. 왜 우리는 방광에 관한 무수한 질문들을 터부시하는가? 방광염은 여성들한테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감염증이며, 심지어 방광염 환자 네 명 중 하나는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만성 방광염에 시달린다. 그런데도 방광염 환자들은 대부분 이 질환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결국 방광 탐구자로서 스스로 조사하고 쓰게 된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는 여성들이 늘 궁금해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물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오줌보 문제에 대해 세세하면서도 친절하게 알려 준다.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화장실에 가고 싶은 모든 여성을 위해!

방광은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특별하고 복잡한 기관이다. 비르기트 불라는 신선하면서도 솔직한 태도로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의 영역을 파고든다. 실제로 방광염은 여성이 의사를 찾아가게 만드는 두 번째로 흔한 질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광을 둘러싼 문제들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특히 여성과 소녀 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왜 그럴까?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뇨기과를 실제로 방문한 여성이라면, 대기실 환자의 99퍼센트가 남자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여성의 방광은 자궁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남성의 방광보다 크기가 작은데, 남성의 방광 용량은 550~750밀리리터인 반면, 여성은 350~550밀리리터의 소변만 저장할 수 있다. 약 콜라 한 캔만큼 용량이 작은 것이다. 게다가 여성의 요도가 남성의 요도보다 더 짧기 때문에(남성의 요도는 20~25센티미터 정도이고 여성의 요도는 단지 3~5센티미터다) 박테리아가 훨씬 쉽게 여성의 방광으로 침투해 번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더더욱 여성의 방광 질환에 집중한다. 화장실에서 소변이 잘 나오면 우리는 배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변을 볼 수 없다면 어떨까? 아니, 정확히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즉 방광이 가득 차지도 않았는데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요의를 느낀다면? 그것도 거의 20분에 한 번씩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기본 증상뿐 아니라 이 책은 방광의 구조를 시작으로, 올바르게 소변보는 법, 배뇨 충동, 방광 결석, 과민성 방광, 요실금, 그리고 비뇨기과에 방문하는 법까지 누구에게도 물어보기 힘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책 속에서

비뇨기는 인간의 장기들 가운데 가장 섹시한 기관 중 하나다. 해부학적 구조로 보면 작은 입상(立像)이나 선반에 자랑스럽게 올려놓고 싶은 우승배를 닮았다. 17면

신장의 주요 임무는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 내 소변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담당하는 것은 신장 피질 외부에 있는 신장 소체들로, 이들은 하루 종일 혈액에서 유해 물질을 샅샅이 찾아 걸러 낸다. 정말이지 대단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우리의 혈액 전체(5~6리터)가 약 300회 정도 신장을 통과하는데, 그때 그 작은 신장 소체들이 매일 전체적으로 약 1,700리터의 혈액을 걸러 내는 것이다(그 정도면 정말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이지 않겠는가). 19면

방광에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과정은 전체적으로 자율 신경계의 조정을 받는다. 마치 자동 조정 장치에 의한 것처럼 진행되므로 우리 자신은 그 과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율 신경계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두 가지 경로로 나누어진다. 이 용어들만으로는 이 두 신경계가 얼마나 멋진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 34면

또 가능하면 변기에 편안한 자세로 앉도록 하라. 발은 서로 평행한 상태로 바닥에 느슨하게 내려놓는다. 두 무릎은 서로 딱 붙이지 말고, 골반 너비 정도로 자연스럽게 벌린다. 상체는 똑바로 세워야 한다. 상체를 곧게 펴되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 자세가 잘 안 나오면 차라리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는 편이 더 낫다. 다만 아주 살짝만. 그리고 요도가 소변 배출에 최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소변이 불필요한 곡선이나 굴곡을 따라 흐르지 않고 제대로 흘러내리도록 유의해야 한다. 37면

당신이 섭취하는 음식이 바로 당신이고, 당신이 배설하는 소변이 바로 당신이다. 실제로 배뇨 충동을 더 강화시키는 음식과 음료가 몇 가지 있다. 방광이나 다른 기관이 감염됐을 경우, 또는 박테리아를 빨리 몸 바깥으로 씻어 내고 싶을 경우에는 그런 음식이나 음료가 꽤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당신이 어딘가로 이동 중이거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을 때 20분마다 조용한 곳을 찾아 나서야 한다면 당연히 몹시 짜증 나고 불쾌할 것이다. 49~50면

방광은 터질 수 없는 대신 찢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패닉에 빠지지는 마라. 방광 파열은 매우 드문 일이고, 소변을 오래 참는다고 해서 일어나지는 않는다. 소위 방광 파열은 일반적으로 외부의 영향 때문에 발생한다. 61면

방광을 너무 자주, 또 너무 오래 사용하면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나 어느 시점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 수축하여 방광의 크기를 줄일 수 없게 된다. 방광에 소변이 얼마나 찼는지를 뇌에 전달해 주는 압박 센서도 더 이상 빠르고 간단하게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소변 배출이 힘들어진다. 66면

여성이 방광염에 자주 걸리는 주된 이유는 단지 여성의 요도가 3~4센티미터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박테리아가 아주 쉽게 방광까지 올라와 방광 벽에 안착해 염증과 자극을 일으키는 것이다. 박테리아들 가운데 최악은, 구역질이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 장내 세균의 하나인 대장균이다. 간단히 줄여서 이콜리E. coli라고도 부른다. 방광염의 80퍼센트는 직장, 즉 엉덩이에 서식하고 있는 이 대장균에 의해 발생한다. 8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