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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합니다”
한국의 소로가 숲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
40년 가까이 숲으로 출근한 사람이 있다. 아이들과 숲을 걷고, 나무를 관찰하고,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숲의 이야기를 들어 온 사람. 남효창. 숲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는 숲을 더 많이 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숲은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건넸다.
나무 한 그루를 오래 바라보면 그 뒤에 수많은 관계가 보였다. 한 장의 잎에는 빛과 물, 계절과 곤충의 이야기가 겹쳐 있었다. 숲길에 떨어진 작은 흔적 하나에도 누군가의 먹이활동과 이동과 생존이 담겨 있었다.
숲은 알면 알수록 넓어졌다. 그가 지금까지 펴낸 책들도 어쩌면 그 질문을 따라온 기록들이다. 『우리는 모두 씨앗이다』에서는 숲에서 발견한 생명의 질서를 인간의 삶으로 가져왔다.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에서 숲은 그의 일터이자 배움터였다. 『얘들아, 숲에서 놀자』에서는 아이들이 숲을 지식으로 만나기보다 몸으로 경험하기를 바랐다. 『나무와 숲』에서는 나무의 이름을 넘어 한 그루의 나무가 살아가는 세계를 바라보려 했다. 『숲으로 풍덩』에서는 청소년에게 숲의 즐거움과 생명의 감각을 건넸다.
그리고 이번에는 질문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는 숲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숲문해력 ― 숲에서 세상을 읽다는 숲에 관한 지식을 더 많이 쌓자는 책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에 가깝다.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숲이 써 내려가는 관계와 시간의 문법
숲에서 꽃 한 송이를 만났다. AI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 곧바로 꽃의 이름을 알려 준다. 잎의 모양을 분석하고, 꽃의 특징을 비교하고, 관련된 정보까지 순식간에 찾아준다. 그것은 놀라운 능력이다. 하지만 벌 한 마리가 꽃으로 날아와 내려앉는 그 짧은 찰나를 바라보는 일은 조금 다르다.
‘벌은 어느 방향에서 날아왔을까. 왜 하필 이 꽃을 선택했을까. 꽃은 벌을 어떻게 불러들였을까. 벌이 꽃에 내려앉는 순간 꽃과 벌 사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벌이 떠난 뒤, 이 만남은 숲의 어디까지 이어질까.’ 수많은 질문이 떠오른다.
AI는 꽃의 이름을 알려줄 수 있다. 그러나 꽃과 벌이 만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 책이 바라보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숲을 읽는다는 것은 이름을 많이 아는 일이 아니다. 보이는 것 뒤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감지하고, 작은 변화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하나의 생명이 다른 생명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따라가는 일이다.
바람, 빛, 습도, 흙의 감촉과 소리를 통해 질문을 던지며 감각을 연다. 빛과 그늘의 층위, 한 생명이 다른 생명에게 미치는 영향을 읽음으로써 숲의 구조와 숲속 존재들의 관계망을 파악한다. 지나온 계절의 흔적과 다가올 내일의 가능성을 축적해 가는 숲의 서사로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이는 풍경(보는 것) 너머의 관계와 변화를 읽는 과정(읽는 것)임을, 숲은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가는 이야기로 우리에게 알려 준다.
“잠시 멈추어 숲을 읽을 시간입니다”
세상을 감각하는 능력을 회복할 힘
이 책은 감각에서 시작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온몸으로 느끼는 것. 그 감각을 통해 차이를 발견하고, 차이 사이의 관계를 살피고, 그 관계가 만들어 내는 숲의 이야기를 읽는 것. 그리고 그 읽기는 숲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던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숲에서 관계를 읽던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힘은 삶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보고, 빠르게 판단하며, 빠르게 지나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저자는 숲이 우리에게 보여 준 그 방식처럼 더 많이 보는 것보다 더 자세히 보고, 더 빠르게 지나가기보다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답을 찾기보다 더 깊이 연결되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멈춤’과 ‘연결’, 그리고 ‘세상을 읽는 감각의 회복’이다.
숲은 우리가 너무 일찍 졸업해 버린 ‘마지막 인생 학교’다. 숲에서 시작된 읽기의 감각은 숲에만 머물지 않고 사람과 도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확장된다. 그렇게 이 책은 바쁜 일상에서 세상을 읽는 감각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추어 숲을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AI 시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능력이 필요한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숲문해력』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숲을 좋아하는 사람
숲의 지식을 넘어 숲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전하고 싶은 분
♠ 아이를 키우는 사람
아이들이 세상을 읽고 관계 맺는 힘을 갖도록 돕고 싶은 부모와 교사
♠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AI 시대, 다시 보고 듣고 느끼며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힘이 필요한 분

생태인문학을 바탕으로 숲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온 연구자이자 작가.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숲식생학 석사, 자연환경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산림환경정책학과 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임업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을 지냈다.
지난 40년 동안 숲을 걷고, 관찰하고, 사람들과 숲을 이야기하며 숲의 인문학과 숲교육, 숲치유를 탐구해 왔다. 2002년부터 숲연구소(IFS)를 이끌고 있으며, 실내 치유정원 ‘마인바움’을 운영하며 숲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 『우리는 모두 씨앗이다』(2026 우수환경도서·세종도서)를 비롯해 『나무와 숲』(2008 환경부 우수환경도서·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얘들아, 숲에서 놀자』(2006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숲으로 풍덩』,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2004 환경부 장관상·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 추천도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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