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새삼 한국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난함을 되새겨보는 이 즈음, 다섯 명의 정치학자들이 성찰의 장을 마련했다. 강정인, 박동천, 안외순, 이상익, 전재호 다섯 사람이 지난 150년 동안의 한국 역사를 민주화라는 관점에서 조망한 글들을 모아 [민주주의의 한국적 수용 : 한국의 민주화, 민주주의의 한국화]라는 책을 펴낸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되, 필자들 각자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첨예한 과제와 전망을 모색하고 있는 이 책은, '서구중심중의'라는 메타 이데올로...
새삼 한국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난함을 되새겨보는 이 즈음, 다섯 명의 정치학자들이 성찰의 장을 마련했다. 강정인, 박동천, 안외순, 이상익, 전재호 다섯 사람이 지난 150년 동안의 한국 역사를 민주화라는 관점에서 조망한 글들을 모아 [민주주의의 한국적 수용 : 한국의 민주화, 민주주의의 한국화]라는 책을 펴낸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되, 필자들 각자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첨예한 과제와 전망을 모색하고 있는 이 책은, '서구중심중의'라는 메타 이데올로기와 관련하여 한국 정치의 민주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서구중심주의에 비쳐진 (강정인) / 유가와 민주주의의 융합을 시도한 한말 개화사상가들의 선구적인 작업을 조명한 (안외순) / 시기별로 민주화운동의 주도세력과 그들의 민주주의 인식을 추적한 (전재호) / 19세기 영국 민주와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민주화의 교훈을 추출해낸 (박동천) / 자유민주주의와 유교의 상호 보완을 통해 21세기 한국 민주주의의 지향점을 제시한 (이상익)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에 맞는 민주주의의 옷을 입는다
는 정치학자들이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고민해 온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부제인 '한국의 민주화, 민주주의의 한국화'는 필자들의 고민을,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해방 뒤 단독정부 수립과 함께 도입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 출발선에서부터 내재적 성장의 뒷받침 없이 외부에서 이식되면서, 서구에 동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 변화를 추진했다. 강정인 교수는 이를 \"우리 이 몸에 민주주의라는 옷을 맞추기보다는 민주주의라는 옷에 우리의 몸을 맞추어야 했다\"고 성찰한다.
따라서 우리의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한국화'보다는 '한국의 민주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는데,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정당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화'는 파행을 거듭해왔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민주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분명 중요한 문제지만, 그것은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작업,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이념 논쟁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바탕 위에서 우리 몸에 맞는 '한국적인 민주주의'를 모색하는 것, '민주주의의 한국화'를 실천해내는 것일 터이다.
이 책의 필자들은 이러한 인식을 공유한 뒤 각자 몫을 나누어 자기 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탐색하고 있다. '서구중심주의'에 침윤된 현실 분석에서부터 유교와 민주주의의 결합까지 여려 층위의 연구 성과를 담고 있는 이 책에서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강정인
1954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전남 광주에서 서울로 정학하여 대학까지의 교육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 분교에 유학해 87년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논문은 '정치참여란 무엇인가?'로, 형식은 개념 분석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내용은 참여민주주의를 주재로 한 것이다. 89년부터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몸담고 있다. 등을 썼으며, 마키아벨리·홉스·로크·버크 등 서구 근대 정치사상가들의 책을 옮겼다. 최근에는 현대 세계를 아우르는 '서구 중심주의'라는 메타 이데올로기 그리고 동서양 정치사상을 비교하는 '비교 정치사상'이라는 주제에 몰두하고 있다.
안외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동서문명이 본격적으로 교차되었던 대원군 집정기 정치권력의 성격과 관련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여러 대학에서 주로 한국정치사상과 동양정치사상을 가르쳐왔으며, 서당에서 사서삼경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대사회의 사상적 과제를 동서 보편문명의 융합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한국정치사상과 춘추전국시대 중국정치사상을 연구해왔다. 전통시대 한국정치사, 한국정치사상의 체계 수립을 학문적 대과업으로 삼고 있으며, 사회과학 관련 한국고전들을 국역하는 작업도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의 논문으로는 등이 있고, 역서로는 오세창 선생의 , 김택영 선생의 등이 있다. 지금은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 BK21 뉴 거버넌스 교육연구단 박사연구원으로 있다.
전재호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으로 석사학위를, 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시절 베네딕트 앤더슨의 를 읽으면서 민족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민족주의 연구에 갈증을 느낄 즈음 하버드-엔칭 연구소의 박사과정생 지원 프로그램 방문연구원으로 선발되어 1995년부터 2년간 캠브리지에 머물렀다. 이후 가톨릭대, 국민대, 서강대, 서경대, 성균관대, 여수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학술진흥재단의 '99 박사후연수과정에 선발되었고, 2000년 가을부터 1년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했다. 지금은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있다. 등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를 펴냈고 다니엘 부어스틴의 을 공역했다.
박동천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2년간 적을 두었다가 국민대학교 정치학과에 새로이 입학했다.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플라톤과 비트겐슈타인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크라테스에게서는 무지의 자각을, 비트겐슈타인에게서는 일반성을 추구하는 병에 대한 경계심을 배웠고 은사 故 피터 윈치 교수에게서 지적 정직과 인간적 성실을 배웠다. 등의 논문과 저서 이 있다. 스키너의 를 번역하여 곧 출간될 예정이다. 지금은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직중이다.
이상익
어린 시절부터 집안 어른들에게 틈틈이 유교의 경전들을 배웠고, 이를 계기로 1981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에 입학하여 유학 연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대학 시절에는 동양고전과 서양사상을 두서없이 공부했고, 박사과정에 진학한 뒤에야 비로소 학문적 문제의식을 뚜렷하게 정립했다. 그 첫 결실이 1996년에 나온 이다. 이 책은 헤겔과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역사관이나 계몽주의적 역사관 등 서양의 목적론적 역사관을 비판하고 그 대안적 관점에서 역학의 역사관을 논의한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대학 시절 실천 현장에 몸을 던지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이기도 하다. 한말의 위정척사사상과 개화사상에 관한 주제로 1995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을 으로 출간했고, 이후 주자학의 형이상학에 몰두한 결과물로 를 선보였으며, 다시 유가의 사회철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여 를 펴냈다. 지금은 영산대학교 교양학부에 재직하면서, 유교와 자유민주주의를 지양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목차
제1장 서구 중심주의에 비쳐진 한국의 민주화,
민주주의의 한국화 / 강정인 ...19
제2장 19세기 말 조선의 민주주의 수용론 재검토
: 동서사상 융합의 관점에서 / 안외순 ...71
제3장 자유민주주의와 민주화운동
: 제1공화국에서 제5공화국까지 / 전재호 ...123
제4장 영국 민주화 과정, 한국적 경험에 대한 함의 / 박동천 ...171
제5장 유교와 자유민주주의 / 이상익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