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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라는 이름은 내게 ‘믿고 읽는 인터뷰 기사’와 같은 뜻이다. 그는 인터뷰이의 매력을 언제나 정확하고 섬세하게 포착한다. 그가 이번에는 한 분야의 거장들을 만났고,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물었다. 책을 읽다 저절로 정자세를 취하게 됐다. 수십 년 무게의 내공을 바로 앞에서 접하는 것처럼 너무나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였다.
상대를 마냥 미화하거나 그의 말에 무조건 맞장구치지 않고, 따져 볼 것을 따지고 캐물을 것을 캐묻는 데서 인터뷰어의 내공도 느낀다. 내공 있는 사람들이 만나면 이런 충만한 대화를 나누는구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 - 장강명 소설가
김지수
1971년 서울 출생. 질문하고 경청하고 기록하며 23년째 기자라는 ‘업’을 이어 오고 있다. 패션지 〈마리끌레르〉, 〈보그〉 에디터를 거쳐 현재 조선일보 디지털 편집국에서 문화부장을 맡고 있다.
패션지의 에디터일 때나 매일의 뉴스를 다루는 지금이나, 그가 쓰는 글의 핵심은 하나다. 바로 휴머니즘이다. 글을 쓰며 그는 옳고 그름의 선명함보다 틈새의 아름다움과 존재 안의 광야를 들여다보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에게는 오래도록 따라다닌 수식어가 있다. ‘문장의 배우’라는 타이틀이다.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 그리고 여배우들과의 인터뷰에 쏟은 특별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재용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에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을 인터뷰하는 패션지 기자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도시의 사생활》, 《나는 왜 이 도시에 남겨졌을까》,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 《괜찮아, 내가 시 읽어줄게》 등이 있다.
이 책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은 2015년부터 〈조선비즈〉에 연재된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중 SNS에 가장 많이 공유됨과 동시에 독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인터뷰들이다. 지난 3년간 170만 명 이상이 읽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통해 그는 “보그의 김지수”가 아니라 “인터스텔라의 김지수”로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매일 아침 카페에 나가 노트북을 열었지만, 불행히도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그때 나는 간절히 궁금했다. 지금 허둥대는 내 손을 잡아 줄 아량 있는 어른은 없는가. 그 많던 어른들은 정말 이 세계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걸까.
질문의 답을 찾은 것은 책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면서부터였다. ‘거대한 자가 에너지로 반짝이는, 사람이라는 행성을 깊이 탐구해 보고자 한다’는 의도로 온라인의 바다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 <작가의 말>
(니시나카 쓰토무) 가령 늘 이용하는 철도나 도로도 이를 건설할 때 사고로 생명을 잃은 누군가의 희생 없이 존재할 수 없어요. 도덕과학에서는 이것을 ‘도덕적 부채’라고 불러요. 그런데 이 도덕적 부채를 깨닫지 못하고 평소에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부족하면 타인에게 작은 피해를 입어도 못 참고 달려들어요. 이웃의 상한 감정은 언젠가는 불운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 <일본인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나의 운은 타인의 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재천의 지혜는 동물에게 배운 것이다. 관찰을 통해서였다. 관찰이란 무엇인가. 섣불리 그 질서에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오래 지켜보는 것. 글을 쓸 때도 사랑을 할 때도, 아이를 키우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도, 대상을 알고 이해하려면 얼마의 시간 동안은 가만히 바라보고 기록해야 한다. 그런데 그 가만히 바라보기가 쉽지 않다. 자세를 낮추고 지루함을 견뎌야 비로소 보인다. 생물과 사물이 지닌 그들만의 무질서와 혼돈이, 질서와 아름다움이. -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적당히 두려워하고 약간 비겁해지세요>
(정경화) 하하. 내가 기가 막혀. 나더러 행복한 인생을 살았냐니? 아냐, 아냐. 대신 난 기가 막히게 축복받은 인생을 살았어요. 그런데 지구에 태어난 수많은 인구는 다 제 각자 기막히게 축복받은 인생이잖아.
(김지수) 그래도 특별히 행복한 순간들이 많으셨지요?
(정경화) 아니요. 그렇다면 그건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70년을 살면서 가슴이 찢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니야. 울음을 너무 울어서 난 울음이 안 나온다고.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이제는 불완전한 내가 불만스럽지 않아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희망과 창조’를 전하는 노인 앞에 섰자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젊어졌는데, 나는 어쩌자고 두 손 놓고 늙기로 했던가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 <철학자 김형석: 인격의 핵심은 성실성이에요>
나는 늙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젊고 싶지도 않았다. 그나마 안정적인 중년이 길게 이어지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이제까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은 앞다퉈 고령 사회의 절망적 풍경을 제시하며 노인을 부양과 간병만 기다리는 사회적 짐으로 묘사해 왔다. 그런 식의 비관주의적인 상상은 현재의 우리를 작아지게 만든다. 노년은 대체로 불우하며 노인은 반드시 약한가? 그런 고민의 와중에 노인학 권위자 마크 E. 윌리엄스 교수와의 인터뷰는 행운이었다. 그는 노인에 관한 우리의 오랜 편견을 상쾌하게 뒤집는다. 노인은 청년보다 불행하지 않다. 늙을수록 우리는 더 독특해진다. - <노인의학자 마크 E. 윌리엄스: 우리는 그렇게 나이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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