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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 호스

    화이트 호스

    • 강화길 저
    • 문학동네
    • 2020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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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4672221 300쪽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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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왜 여자들은 비릿한 애증을 안고 살아야 했는가 왜 어떤 이들은 영영 아무것도 모를 수 있는가 전 세대 여성의 서사를 꿰뚫는 날렵한 질문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음복」은 강화길 소설의 이러한 변화를 응축한 작품이다. 이 단편은 가부장제하에서는 ‘모를 수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이라는 사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음복」의 화자는 새댁으로서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속 편한 남편과 달리 한 가족의 갈등의 내력을 기민하게 간파하고, 또 그것을 이용하기를 꿈꾼다. 이러한 욕망을 시가의 다른 여성 구성원들 역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 여성들이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은밀한 협약과 묵인으로 이뤄낸 뒤틀린 유대가 새롭게 발견된다. 그런데 서로를 향한 여성들의 애정은 왜 자꾸만 어긋나면서 날카롭게 표출될까. 「음복」이 외부인인 며느리의 시선으로 그러한 현상을 포착했다면, 「가원佳園」은 내부인인 손녀의 시선으로 이 모순의 기원을 찾아간다. 느닷없이 사라진 할머니를 찾기 위해 폐허가 된 옛집 안으로 들어가게 된 화자는 망령처럼 되살아난 지난 기억 속에서 무조건적인 애정을 보여준 할아버지와 자신을 혹독하게 성장시킨 할머니의 양육을 대비해본다. 조부모의 모습에 감춰진 그들의 진심을 깨달은 후, 이 손녀는 할아버지보다 할머니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될까. 이어지는 단편 「손」은 딸을 키우는 어머니인 화자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해외 근무를 신청한 남편 대신 아이를 돌봐줄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지방의 농촌으로 이사한 화자의 편집증은 가정을 넘어 마을 전체에까지 이른다. “마을에 들어와 사람들을 해코지하고 방해하는 년”인 악귀 ‘손’에 관한 미신을 동력으로 유지되는 폐쇄적인 마을에서 딸을 보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화자가 겪게 되는 기묘한 일들이 섬뜩함을 안겨준다. 전 세대 여성의 서사와 모순적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감정을 세세히 읽어낸 강화길은 여성의 마음을 어그러뜨리는 구조적 폭력을 영리하고도 섬세한 작법으로 들춰 보인다. 작가는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그로 인해 퍼져나가는 소문과 험담이 여성에게 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서우」는 여성들이 연쇄 실종된 동네를 무대로 한 단편으로, 귀갓길에 여성 운전사의 택시를 탄 한 여성이 차 안에서 맞닥뜨리는 혼란과 공포를 그린다. 소설은 여성들에게는 피해자의 자리밖에는 주어지지 않으므로 항상 희생되기만 할 뿐이라는 편견을 서서히 뒤엎으며 농밀한 스릴을 선사한다. 「오물자의 출현」은 소설가 지망생이자 여성 연예인이었던 ‘김미진’의 죽음을 파헤치는 형식을 취한 단편이다. 김미진에 대한 여러 관점의 분석과 지인들의 증언, 김미진의 유고를 종합해 진실에 다가서고자 하는 열띤 시도를 따라가면서, 강화길은 한 여성의 죽음이 한낱 가십거리로 전락해버리는 비극을 날카롭게 재현한다. 여성에 대한 평가에 어떻게 자극적인 꼬리표가 덧붙게 되는지, 겉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허황된 일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 「화이트 호스White Horse」에서 강화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을 구속하는 말들을 자신만의 의미로 다시 쓰겠다는 작가로서의 다짐을 드러낸다. ‘백마 탄 왕자’를 연상시키는 이 단편의 제목은 G. K. 체스터턴의 시집에 등장하는 시어이자, 밥 딜런과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음악에 활용한 상징이기도 하다. 이 단어가 강화길 소설에 이르러서는 어떤 의미로 변모할까.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자기 갱신한 끝에 한국 여성 스릴러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 강화길의 다음 소설을 기대하게 만드는 단편이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작품 「카밀라」에서 강화길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인간과 흡혈귀의 좁혀질 수 없는 거리에 빗대어 표현한다. 최초의 여성 흡혈귀가 등장하는 소설인 셰리든 르 파누의 고전소설 『카밀라』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이 단편은 자연스럽게 흡혈귀 소설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떠올리게 한다. 『드라큘라』에 영향을 주었지만 그 그늘에 가려진 『카밀라』는 드러나지 못한 채 뒤틀린 유대로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강화길의 여성 인물들과 닮았다. 기존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의미로 또 한번 재탄생시키는 이러한 작업을 계속하며, 강화길은 지워지지 않을 인상을 한국문학에 남기고 있다. 우리는 『화이트 호스』를 읽으며 훗날 여성 스릴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소설들을 동시대에 읽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화이트 호스의 역사는 집의 역사가 될 것이고, 이곳에 머문 사람들의 기억이 될 거야. 그들의 기억에 따라 화이트 호스의 의미는 달라질 거야. 왜냐하면 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에 의해 그 의미들은 계속 바뀔 수밖에 없으니까. 그게 그들이 하는 일이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 나는 계속 찾아다닐 거야.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고, 이것이 나의 사랑이니까. 그래. 정말 사랑해. _‘작가의 말’에서 강화길 소설을 읽고 나면 맞서고 싶어진다. 조마조마하지만 응시하고 싶어진다. 피해와 방관과 부역이 뒤엉킨 모순적인 내부를 들여다보게 된다. 모르는 사람들, 알려고 하지 않고 모르는 척 살아도 되는 사람이라면 이토록 단단해진 마음의 두께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리라. 어째서 누군가에겐 두렵고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은가. 이 기울기와 낙차는 왜 여전한가. 죽은 사람의 사진에 인사하는 여자, 태연한 사람들 속에서 홀로 진땀 흘리는 여자, 낯선 동네에서 귓속말에 시달리는 여자를 보면 불쑥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강화길은 어디에나 있는 여자들 이야기로 어디에도 없는 장르에 이르렀다. _편혜영(소설가) 아름다운 문학을 위해 삶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이 아름다워지기 위해 문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화길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자주 하게 되었다. 더 아름다운 문학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주변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의 “진짜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가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강화길이라는 작가가 탄생하였고, 나는 우리 세대의 박완서가 될 수 있을 한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_신샛별(문학평론가) 무던한 보통의 얼굴이 어떤 폐허를 딛고 만들어졌는지 강화길은 직시한다. 우리를 구하는 것은 오직 그런 각오일 것이다. 회고는 쉬운 용서 대신 단단한 언어와 함께 오직 앞으로 향한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음복」은, 이 작품이 지금까지 받았고 앞으로 받을 어떤 상보다도 크다. _이다혜(『씨네21』 기자, 작가) 서사 표층의 얇은 껍질 밑에 위태롭게 내재되어 있는, 은폐하고 비켜가고 타협해온 많은 문제들이 점차 민낯을 드러내며 여러 층위의 질문을 던진다.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각 사람들의 무반성한 행위와 사고, 상처의 공격성과 폭력성에 대해 묻는 방식이 교묘하고 신선하다. _오정희(소설가) 강화길이 여기까지 왔다. 더 아프고 시린, 생채기가 덧나고 아물고 다시 그렇게 되기를 반복한, 생의 표면에 새겨진 유구한 주저흔을 이토록 태연한 저주파의 배음으로 재생하고 있다. 강화길은 이제 어디로 가려는가. 나는 조마조마한데, 이보다 더 두근거리는 기다림은 드물다는 걸 알고 있다. _권여선(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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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누군가에겐 두렵고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은가. 이 기울기와 낙차는 왜 여전한가. 죽은 사람의 사진에 인사하는 여자, 태연한 사람들 속에서 홀로 진땀 흘리는 여자, 낯선 동네에서 귓속말에 시달리는 여자를 보면 불쑥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강화길은 어디에나 있는 여자들 이야기로 어디에도 없는 장르에 이르렀다. _편혜영(소설가)


    아름다운 문학을 위해 삶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이 아름다워지기 위해 문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화길의 소설을 읽으면서도 자주 하게 되었다. 더 아름다운 문학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주변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의 “진짜 목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가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강화길이라는 작가가 탄생하였고, 나는 우리 세대의 박완서가 될 수 있을 한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_신샛별(문학평론가)


    무던한 보통의 얼굴이 어떤 폐허를 딛고 만들어졌는지 강화길은 직시한다. 우리를 구하는 것은 오직 그런 각오일 것이다. 회고는 쉬운 용서 대신 단단한 언어와 함께 오직 앞으로 향한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음복」은, 이 작품이 지금까지 받았고 앞으로 받을 어떤 상보다도 크다. _이다혜(『씨네21』 기자, 작가)


    서사 표층의 얇은 껍질 밑에 위태롭게 내재되어 있는, 은폐하고 비켜가고 타협해온 많은 문제들이 점차 민낯을 드러내며 여러 층위의 질문을 던진다.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각 사람들의 무반성한 행위와 사고, 상처의 공격성과 폭력성에 대해 묻는 방식이 교묘하고 신선하다. _오정희(소설가)


    강화길이 여기까지 왔다. 더 아프고 시린, 생채기가 덧나고 아물고 다시 그렇게 되기를 반복한, 생의 표면에 새겨진 유구한 주저흔을 이토록 태연한 저주파의 배음으로 재생하고 있다. 강화길은 이제 어디로 가려는가. 나는 조마조마한데, 이보다 더 두근거리는 기다림은 드물다는 걸 알고 있다. _권여선(소설가)

    저자 소개

    강화길

    저자 : 강화길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장편소설 『다른 사람』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왜냐하면 너는 아마 영원히 모를 테니까. 뭔가를 모르는 너.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도 없고, 미움받는다는 것을 알아챈 적도 없는 사람. 잘못을 바로 시인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 너는 코스모스를 꺾은 이유가 사실 당신 때문이라는 걸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누가 나를 이해해주냐는 외침을 언젠가 돌려주고 말겠다는 비릿한 증오를 품은 사람도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지. 그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아니야. 그래.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했다. 지금도 사랑한다. 때문에 나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네가 진짜 악역이라는 것을. _「음복」


    하지만, 왜, 어째서.

    그 무책임한 남자를 미워하는 것이, 이 미련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힘든 것일까.

    왜 나는 항상 이 여자 때문에 미칠 것 같은가.

    왜 그때 그 마음이 잊혀지지 않는가. _「가원」


    순간 묘하게 섬뜩했다. 분명 내 딸의 목소리였지만, 마치 누군가의 말을 대신 하고 있는 듯했다. 한동안 그 기분이 가시지 않았고, 솔직히 좀 두려웠다. 아이를 이렇게 키우는 것이 옳은 걸까.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들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런데 남편은 저 먼 곳에서 혼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 _「손」


    앞으로 다가올 일은 전혀 알지 못한 채, 나는 그녀와 나란히 앉아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들었다. 목으로 넘어가는 물의 차디찬 느낌을 만끽하면서, 몸에 스며든 송진 냄새를 맡으면서 해가 저무는 걸 구경했다. 노래가 계속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는 네가 이끌어줄 사람이 아니야. 나는 공주가 아니고, 이건 동화도 아니란다. 나는 너의 화이트 호스가 필요 없단다. _「화이트 호스」


    “나도 더이상 너를 설득하고 싶지 않아.”
    외국인 여자가 계속 말했습니다. 단지 나는 너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싶었어. 네가 그 인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줄 알았지. 그리고 덧붙였어요. 너를 사랑한다. 정말 너를 사랑한다. 머리가 짧은 여자가 웃었습니다. 그런 말들이 너무 달콤해서, 그런 것들에 자꾸 의지하며 덧없는 시간을 보내온 것 같아.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하며 단 한 순간의 편안함도 없이. 그런데 이제는 그런 시간을 영원히 갖게 된 거야. 영원히 이렇게 지내야 한다는 거지. 무엇보다,
    “삶이란, 누군가에게 선물 받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야 .” _「카밀라」

    목차

    음복飮福_ 007 가원佳園_ 043 손 _ 075 서우 _ 111 오물자의 출현 _ 143 화이트 호스White Horse _ 185 카밀라 _ 223 해설 | 신샛별(문학평론가) 그런 여자, 쓰(이)는 여자, 선택하는 여자 - 강화길의 『화이트 호스』를 위한 보너스 트랙 _ 253 작가의 말 _ 291

    머리말

    화이트 호스의 역사는 집의 역사가 될 것이고, 이곳에 머문 사람들의 기억이 될 거야. 그들의 기억에 따라 화이트 호스의 의미는 달라질 거야. 왜냐하면 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에 의해 그 의미들은 계속 바뀔 수밖에 없으니까. 그게 그들이 하는 일이고,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 나는 계속 찾아다닐 거야.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고, 이것이 나의 사랑이니까.
    그래.
    정말 사랑해.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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