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의 시집을 통해 깊이 있는 내면 세계의 풍경을 보여주었던 허만하 시인. 그의 세 번째 산문집으로 길과, 풍경과, 시를 자유로운 문법에 바탕을 두고 사유하고 있다. 지금도 낯선 풍경을 거느리고 사람의 걸음을 기다리고 있는 길. 길 위에서 사람들은 타성적인 일상을 벗어나 한때 가졌던 야생의 싱싱한 감수성을 회복한다. 그 길로 당장 떠나지 못하는, 그러나 항상 그 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 서평
허만하 시인, 그의 내면 풍경이 그려진 세번째 산문집 [길과 풍경과 시]
1999년 가을, 첫 시집 출간 이후 30년 만에 펴낸 그의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는 언론과 문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지난 천년의 막바지에 마치 스톤헨지의 유적처럼 발굴되었다\"(정과리)는 표현에서부터 \"어설픈 감상과 쉬운 위안이 유행하는 시대에 이만큼 깊이 생각하는 시인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김우창) \"그 자체가 현대시사를 마감하는 장관이자, 부박한 문학적 속도전에 대한 저항\"(권성우)에 이르기까지 여러 평론가들의 상찬...
허만하 시인, 그의 내면 풍경이 그려진 세번째 산문집 [길과 풍경과 시]
1999년 가을, 첫 시집 출간 이후 30년 만에 펴낸 그의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는 언론과 문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지난 천년의 막바지에 마치 스톤헨지의 유적처럼 발굴되었다\"(정과리)는 표현에서부터 \"어설픈 감상과 쉬운 위안이 유행하는 시대에 이만큼 깊이 생각하는 시인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김우창) \"그 자체가 현대시사를 마감하는 장관이자, 부박한 문학적 속도전에 대한 저항\"(권성우)에 이르기까지 여러 평론가들의 상찬이 바쳐진 바 있다.
허만하 시인은 그러나 여전히 '변방'에서 고결함을 그대로 지닌 채 자신의 시의 한 구절처럼 \"맑은 영혼은 기어서라도 길 끝에 이르고 그 길 끝에서 다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산문집은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산문집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청마풍경]에 이어 \"시를 찾는 순례의 길 위에 남긴 발자국 가운데서 44편의 산문\"을 엮은 것이다.
이번 세번째 산문집 역시 세번째 시집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의 성가聲價에 값하기에 충분한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시집에 응축된 그의 언어들이 좀더 편한 산문체로 풀려가면서 예술적 향기를 품고 다가온다. 따라서 시집과 산문집을 함께 읽음으로써 우리는 산문으로 시를 해석하고 시로 산문을 응축하여 읽을 수 있다. 이는 허만하 시인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이 산문집에서는 허만하 시인이 그동안 발자취를 좇아온 1. 추사 김정희, 최치원, 창암 이삼만 등의 고귀한 예술혼을 만날 수 있으며, 동시에 2. 시인의 시적 고민의 지평을 열어온 언어학에 대한 탐구, 3. 세계 시인들의 작품과 뒷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4. 우리 문화와 시단詩壇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까지 생각해보는 허만하 시인의 넓고도 깊은 내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산문집의 구성
이 책은 허만하 시인의 두번째 산문집 [청마풍경]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써온 산문 중 44편을 골라 3부로 나누어 실었다.
{1부 귀의 풍경}
우리는 1부에서 허만하 시인의 또다른 시적 경지를 만날 수 있다. '풍경'이라는 말은 눈으로 보는 자연과 사물의 이미지이다. 그러나 시인은 눈으로 보는 풍경을 귀로 들을 수 있다. 혹은 귀로 들리는 풍경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오랜 자연과의 만남, 사색과 고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적 경지이다. 시인은 이러한 경지를 정지용, 릴케, 보들레르 등의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며 독자들을 '돌과 같은 사물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경지로 이끌어간다.

{2부 길의 은유}
2부에서는 실제 시인이 우리 나라의 자연 경관들을 발로 찾아가면서 느낀 체험의 사색을 펼치고 있다. 남해 용문사, 섬진강, 제주도 산방산, 해남반도의 미황사, 경상북도 승부리, 향암 상림, 전라남도 해남, 지리산 삼신봉 쌍계사, 남해 봇재 고갯마루, 무주 구천동, 가야산 등등의 오지를 찾는 허만하 시인 부부 내외! 뇌출혈로 쓰러져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인의 부축을 받아 한겨울의 수선화를 찾거나 단풍 드는 계절의 낙엽을 찾는 시인의 내면이 가지고 있는 은유를, 우리는 그의 글을 따라 읽어가면서 어렴풋이나마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엄청난 독서량과 사색으로 재발견해낸 우리 자연의 美이며, 곳곳에 남아 있는 우리 문화 유산들의 힘으로 귀결되는 높은 정신의 여행로인 것이다.
{3부 미지의 지도에서}
그리하여 시인은 언어와 예술에 대한 고뇌와 자연과 우리 문화에 대한 오랜 탐구를 쌓아올려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시인은 「세계를 새로 보는 방법의 지도」를 통해 사물은 혼돈을 통해서만 파악된다고 말한다. 또한 시인은 우리 문화의 전통에 대해 숙고하며 \"안타깝게도 우리의 전통이 아직 구체적인 고유한 질서로 형상화되어 있지 못한 것 같다. 전통이란 말이 흔히 전근대적인 '한국적인 것', 또는 토착적인 정서라는 막연한 느낌에서 멎어버리고, 다른 한 극단에서는 서정이란 개념과 혼동되고 있기도 하는 혼미스러운 형편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시인은 전통은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창조적 계기로서의 전통, 살아있는 전통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 소개
허만하(許萬夏) 시인
1932년 경북 대구에서 출생,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1957년[문학예술]지의 시 추천으로 등단, 1962년부터 [현대시]편집 동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지난 40여년간 작품 활동을 해 온 시인은, 부유하는 관념과 이념, 감각의 범람이 극심한 저간의 문학 세태 속에서도 토착적이고 장인적인 시 정신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순수 의지와 정열, 가없는 생명애를 바탕으로 한 독자한 시세계를 펼쳐왔다. 첫시집 {海潮}(1969년) 상자 이후 실로 30년 만에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를 펴내 우리 현대시문학사 속에 중요하고도 빛나는 자리에 섰다. 산문집으로는 {부드러운 시}(1992),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2000),[청마풍경](2001)이 있으며, 그 외에 일본어로 출간된 詩選集 {銅店驛}(일본 柴陽社 간,1980년)이 있다.

목차
자서 길에 대하여 ... 5
1부 귀의 풍경 ... 13
2부 길의 은유 ... 121
3부 미지의 지도에서 ...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