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는 더 이상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의지와 실천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며
보다 깊이 있는 정치경제학적이며 사회학적인 이해와 분석이 필요한 문제다.”

우리는 매일같이 환경문?제를 접하고 있다. 먹을거리 오염, 밀양의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방사능 오염, 기후변화와 같은 다양한 환경문제가 우리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사회의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학문적으로 연구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환경사회학회에서 우리나라 환경문제의 역사와 특성을 분석하고 이것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연구서를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도롱뇽, 새만금,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건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
환경운동이 추구해야 할 지속가능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이 책은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흐름과 사례, 그리고 생활세계의 변화를 담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역사, 생태담론과 생명운동, 시민 중심의 에너지 전환운동, 환경교육운동 등을 분석한다.
2부에서는 새만금 사업 반대운동과 새만금 지역 어민문화, 천성산 터널 반대운동,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건 등 우리 사회의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세 가지 사례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환경문제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인 소비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해 다루고 공업화 이후 변화되고 있는 어촌사회의 생활세계에 대해 논의한다.

∥신간 출간의의

우리 사회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자연과학적, 공학적 연구는 많이 있지만 사회학 혹은 사회과학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형편이다. 사회학적인 연구도 대부분 학술지에 논문 형식으로 발표되어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한국환경사회학회에서 출간한 ‘한국 환경사회학’ 시리즈 두 권은 학문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외국의 이론이나 사례 중심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환경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이를 한국사회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실천적으로는 환경문제를 기술공학적 해결이나 정부의 정책, 혹은 시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공동체의 자립적인 힘을 통해 환경문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담고 있다. 환경문제를 기술이나 시장, 정책에만 맡겨둔다면 환경과 사회 모두 지탱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문제의 역사와 특성, 환경사회학 이론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각 장별로 기본적인 읽을거리를 소개해서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희망하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환경사회학회는 1995년 환경사회연구회로 시작하여 2000년에 한국환경사회학회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환경사회학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조직하고 축적해온 환경사회학의 대표적인 학회이다. 한국환경사회학회는 2011년 봄, 우리나라에서 축적된 환경사회학의 이론적, 경험적 연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묶어내기로 했다. 저자들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편집회의, 워크숍, 토론회 등을 거치며 원고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공동작업을 거쳐 두 권의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한국 환경사회학’ 시리즈의 제2권이고 제1권 <환경사회확 이론과 환경문제>도 함께 출간되었다.

<환경운동과 생활세계> 지은이 소개

구도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환경부장관 자문관,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수석연구위원 등의 일을 했고 지금은 환경사회연구소 소장, 한국환경사회학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환경운동의 사회학』, 『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생태사회적 발전의 현장과 이론』(공저), 『녹색당과 녹색정치』(공저) 등이 있다.

홍덕화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으로 주요 관심 분야는 전환이론, 생태적 현대화,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사회-기술 시스템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태안지역의 사회경제적 변동: 사회적 재난의 파편화와 사사화」(공저), 「환경운동의 성장과 분화: 제도화 논의를 중심으로」(공저) 등이 있다.

이소영
글로벌 액션 플랜(Global Action Plan: GAP)과 모심과살림연구소 연구원, 부산대와 고려대 연구교수 등의 일을 했고 지금은 일본 국제환경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및 정책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드라망, 지금 여기의 에코토피아』, 『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 『지금 당장 시작해! 지구를 살리는 녹색실천』, 『The Role of Governments in Education for Sustainable Consumption』(공저), 『한국인의 갈등의식의 지형과 변화』(공저), 『지금 여기의 아나키스트』(공저), 『비아캄페시나』(공역) 등이 있다.

박진희
베를린공과대학에서 과학기술사를 전공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교양교육원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시민단체 ‘에너지 전환’ 이사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초록 눈으로 세상 읽기』(공저), 『생명 공학과 인간의 미래』(공저), 『한국의 과학자 사회』(공저), 『시민의 과학』(공저) 등이 있다.

장미정
금호건설기술연구소 환경연구원, 경실련 환경정책위원회 간사로 활동했고, 지금은 (사)환경교육센터 소장, 한국환경사회학회 이사, 환경연합 정책위원, UNEP 에코피스리더십센터 교육전문위원, 한국외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환경교육운동가를 만나다』, 『환경교육운동사』(공저), 『지구사용설명서』(공저), 『환경아 놀자』(공저) 등이 있다.

박순열
호주국립대학 리서치 어소시에이트(Research Associate),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냈고, 현재는 가톨릭대 인문사회연구소 연구교수이다. 저서 및 주요 논문으로는 『불만의 새만금』, 「호주의 기후변화와 사회정치적 균열」, 「생태시티즌십 논의의 재구성과 한국적 함의」 등이 있다.

함한희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전북대학교 무형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새만금아카이브를 운영하면서 갯벌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 및 논문으로는 『미완의 기록: 새만금 사업과 어민들』(편저), 『구술사연구방법론』(공저), 『무형문화유산의 이해』(편저), 「사회적 고통을 보는 문화적 시각: 새만금 지역의 경우」, 「새만금 간척개발사업과 어민문화의 변화」, 「새만금 지역의 바다생태계와 어로작업의 상관관계 연구」 등이 있다.

심하나
과학사를 다루는 알렉상드르 코이레 센터 소속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핵연료 재처리 및 플루토늄 핵연료 생산에 대한 논쟁’을 사례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핵기술과 같이 논쟁의 대상이 되는 기술을 통치하는 방식, 기술의 이중성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들과 반핵운동 단체들의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김도균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강사. 주요 관심분야는 환경사, 환경오염과 재난의 사회영향, 지역사회운동 분야이다.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는 『환경재난과 지역사회의 변화』, 『대전지역민주노조운동사』(공저), 『충남지역마을연구』 (공저), 「한국 환경사 연구 동향과 과제」, 「지역환경운동의 형성과 도전」(공저), 「기름유출사고가 해녀공동체에 미친 사회영향」 등이 있다.

김 준
전남발전연구원에 재직 중이며, 어촌사회를 연구하며 20년이 넘도록 갯벌과 섬을 다니면서 어민을 만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바다와 인간의 오래 지속된 인연을 찾고 있다. 어민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도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섬과 바다와 갯벌을 소재로 한 저서로 『어촌사회학』, 『바다맛 기행』, 『섬 문화 답사기』, 『김준의 갯벌 이야기』, 『아빠와 함께 떠나는 소금여행』 등이 있다.

한국 환경운동이 발전해온 역사도 이런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60년대 이후 공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환경오염피해가 공단지역 주변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작물피해나 건강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공장으로 몰려가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인 환경운동조직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른 한편 환경문제를 넘어서서 새로운 문명과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생명운동’이 싹텄다. _ 14~15쪽

에너지 전환운동은 이렇게 에너지 생산-소비자라는 새로운 주체를 형성해가는 과정이고, 이들 주체가 에너지 정책입안자이자 실행자로서 행동하며 에너지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기술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회적 상상력이 또한 필요할 것이다. _ 93쪽

환경교육운동이란 무엇이며,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었고, 어떤 성격을 갖는가? 지금까지 교육과 운동이 만나는 지점에서 각각의 역할과 의미를 초월하여 새로운 정체성과 특질을 형성해온 환경교육운동의 형성과정과 정체성을 살펴보았다. 이처럼 환경운동과 환경교육이 성장하면서 분화되어 다양한 성격으로 나타나는 ‘환경교육운동의 정체성 형성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의 맥락에서 강한 가치지향성을 갖으면서도 교육과 운동의 통합을 추구하는 환경교육운동은 사회변화를 위한 적극적 의미의 환경교육이라는 특화된 영역을 담당할 수 있다. 둘째, 운동의 맥락에서 환경교육을 환경운동의 효과적인 전략으로 인식하여 선택하고 집중해가는 환경교육운동은 시민사회라는 넓은 영역으로 교육의 장을 확장함과 동시에, 교육주체로서의 운동가가 전문성을 갖추고 체계화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환경운동의 영역이나 환경교육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삶 자체의 변화를 추구하는 환경교육운동은 제도화된 운동 영역 내에서도 실현가능한 대안적 전략으로 모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_ 135~136쪽

그러나 새만금 사업 이후가 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어민들이 지켜온 현명한 자원이용에 대한 전승이 사라진 것이다. 어민들에게는 재해로 여겨지는 거대한 규모의 간척사업은 바다의 물리적 공간을 크게 축소·오염시켰다. 그러다 보니 어민사회에서도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경쟁구조가 극심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더구나 해수유통이 원활해지지 않자, 자원과 기술, 의식 등에서 심각한 변화가 초래되었다. 어패류의 종류가 크게 줄고, 개체 수도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 아래서 주민들은 모조리 잡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어촌공동체 생활에 필요했던 도덕성이나 윤리의식이 크게 손상되어 갔다. 그런가하면, 경쟁적인 기술개발이 일어나서 새로운 도구들이 출현했고, 이 도구들은 편리할 뿐만 아니라 어획고를 높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편리와 효율을 위해서 최소한의 규범도 저버리는 예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치어, 치패를 잡고, 각종 유해 요소를 화학물질이나 어구가 사용되며 및 파괴적인 기술력이 동원된다.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바다와 인간 사이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호 관계망도 파괴되었다. _ 207쪽

이제는 문제점들이 폭발적으로 양산된 현 사회경제구조, 그 자체를 다른 대안적 사회경제체제와 비교하여 적극적으로 구조적으로 추구하고 이 또한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들을 기대할 때이다. 물론 주어진 물품에 대해서만 비교선택 하는 것에 익숙한 지금의 소비자들이 새로운 물품선택을 넘어 전혀 다른 새로운 생활양식을 상상해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비생활을 추진하는 이들은 이미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생태유아교육, 학교의 친환경급식 등 교육체제를 지속가능 소비문화의 일환으로 변혁하고 있다. 이는 지역으로 확산되어 마을공동텃밭을 가꾸고 마을도서관을 만들며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식의 에너지 체계 재지역화 등 지속 불가능한 소비의 상당부분을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으로 대체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_ 295쪽

1부 한국 환경운동의 흐름
01 한국 환경운동의 역사 / 구도완·홍덕화
02 한국의 생태 담론과 실천 / 이소영
03 시민운동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의 구축 / 박진희
04 한국의 환경교육운동 / 장미정

2부 사례로 본 환경사회학
05 새만금 개발과 사회생태적 갈등 / 박순열
06 새만금 지역의 어민문화의 변화 / 함한희
07 천성산 갈등의 재해석: 도롱뇽소송을 통한 생태주의의 확산 / 심하나
08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의 재난 영향 / 김도균

3부 생활세계와 환경
09 녹색소비, 지속가능소비, 지속가능한 생활 / 이소영
10 어촌사회의 위기와 갯벌 가치의 재인식 / 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