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에 출판된 「무역학개론」에 대한 후속작업으로 2004년 「국제통상의 이해」를 출판하였고 이후 전국의 많은 대학에서 본서를 교재로 채택하여 1만여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학생들이 이 책을 통하여 국제무역학 또는 국제통상학을 배우고 학습하였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지난 1판이 출판 된 이후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국제통상과 관련되는 국제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WTO 출범 이후 최초이자 GATT 출범 이후 9번째 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2001년 출범하였지만 당초의 목표와는 달리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하여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 이처럼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통한 무역자유화노력이 부진한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주의(regionalism)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바 최근에 이르러서는 거대경제권들이 경쟁적으로 거대FTA를 추진하면서 주요국 간 FTA를 둘러싼 합종연횡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무역자유화의 움직임과 더불어 금융 및 자본의 세계화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일국의 국제경제거래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의 개념과 측정기준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가 일어나고 있음은 물론, 금융세계화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뜨거운 논쟁과 더불어 세계적인 수준의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로 인하여 세계경제의 기본 틀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경제세계화(economic globalization) 흐름 속에서 국제상거래를 행하는 기업들의 대외무역활동이 종래에는 직접수출을 행하는 특정기업들만의 과제였다면 이제는 모든 거의 모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보편적 기업활동으로 자리매김하였고, 1980년대 UN의 주도로 무역절차 간소화 및 전자문서 표준화로부터 시작된 전자무역시스템이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전자무역인프라의 확충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해외진출 역시 그 규모와 수준이 급격히 확대되어 일부 선진국 거대기업들만의 과제였던 국제경영 내지 글로벌경영의 문제가 거의 모든 기업들이 직면하는 현안과제로 부상하였다.

제2판은 이러한 변화들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제1판에서 부족하였던 부분들을 보완하는 동시에 제1판에서 다소 방만했던 부분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따라서 모든 각론의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수준의 전면 개정을 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제1판에서 별도의 섹션으로 구성한 제5편 국제경제관계론(WTO와 국제통상규범, IMF와 국제통화체제, 국제지역경제통합)의 내용을 약간 축소하여 제3편(무역정책론)과 제4편(국제금융 및 국제투자)에 편입함으로써 전체 포맷이 7편 19장(chapter)에서 6편 15장(chapter)으로 전환되었을 뿐, 국제통상을 국제무역.국제금융.무역상무.국제경영을 포괄하는 가장 넓은 개념으로 규정하여 각각의 분야에서 기초가 되는 핵심개념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렇게 전체 편제를 19장에서 15장으로 축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학기에 본서의 모든 내용을 강의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이렇게 다소 방대한 내용으로 편집한 것은, 국제통상을 처음 접하는 초학자들이 국제통상학의 전체 영역(숲)을 개관할 수 있도록 하여 이후 학습하게 될 각론(나무)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동시에 강의담당 교수님들이 각 대학의 교과과정 여건이나 자신의 강의목표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신축 운용할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균형적으로 다루기 위함이었음은 제1편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또한 오늘날 모든 학문분야에서 그러하지만, 학문의 발전과 지식의 분화가 눈부시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강의교재들은 오히려 그 내용이 단순해지고 얕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오늘날 대학교육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경향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대하여 걱정스러운 점 역시 없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점 역시 본서의 출판에 고려되었음을 말씀드린다.

오늘날 모든 출판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 특히 대학교재를 출판하는 출판사의 구조적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서의 전면개정을 결정해 준 ㈜박영사에 감사드린다. 본서의 개정에 힘을 쏟아준 박영사 박세기 과장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제1판과 마찬가지로 제2판의 편집도 담당해준 우석진 부장께도 감사드린다. 또한 본서의 개정 방향과 내용에 대하여 흔쾌히 동의해 준 공저자 김진삼·조현정·서민교 교수 제위께도 감사드린다. 지난 여름 더운 날씨 속에서도 마지막 교정에 도움을 준 영남대학교 강사 최경규 박사, 국제통상학부 재학생 최용준·김광민·박미정의 노고에도 감사한다.
끝으로 대학에서 무역학 또는 국제통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다른 학문을 전공하면서도 글로벌경제와 글로벌경영을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학생들이 국제통상·국제경제·국제경영과 관련되는 이해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높이는 데 본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아울러 본서의 부족한 부분은 이후 계속 보완해갈 것을 약속드린다.

2014년 가을의 끝자락에
지난 30여 년을 늘 함께 한 연구실에서
대표저자 盧宅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