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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운당 1

    요운당 1

    시리즈 : 제로노블 [55]

    • 이동희 저
    • 동아
    • 2015년 11월 30일
    • 정가
      12,000원
    • 판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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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
    ISBN: 9791155115015 544쪽 147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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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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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장르 정식연재작
    부윤현 북역 후미진 골목, 약재상 ‘요운당’에는 요물(妖物)이 드나든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자는 그곳에 가라.
    볼 수 없는 자들의 세계에 발을 걸친 기인(奇人)이 그곳에 있다.
    요운당, 먼 구름 속 그곳에.
    책속으로 추가
    “귀엽다. 강주, 이 아이 이름은 달래야. 달래로 할래.”
    승정은 까만 눈의 작고 따뜻한 강아지를 한눈에 사랑하게 되었다. 승정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한껏 입꼬리를 늘여 웃었다. 생애 첫 친구로 삼아야지. 마음을 다해 예뻐해 주어야지.
    그러...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장르 정식연재작
    부윤현 북역 후미진 골목, 약재상 ‘요운당’에는 요물(妖物)이 드나든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자는 그곳에 가라.
    볼 수 없는 자들의 세계에 발을 걸친 기인(奇人)이 그곳에 있다.
    요운당, 먼 구름 속 그곳에.
    책속으로 추가
    “귀엽다. 강주, 이 아이 이름은 달래야. 달래로 할래.”
    승정은 까만 눈의 작고 따뜻한 강아지를 한눈에 사랑하게 되었다. 승정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한껏 입꼬리를 늘여 웃었다. 생애 첫 친구로 삼아야지. 마음을 다해 예뻐해 주어야지.
    그러나 다음 날 강아지는 마당 한가운데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승정 주변 사람들이 자꾸 사고를 당하고, 다치거나 죽는 게 모두 그녀 탓이라고 비난했다. 어렸던 승정은 그때마다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내가 뭘? 내가 뭘 어쨌는데!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억울했다. 승정은 피가 나도록 세게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이지 억울해 미칠 것만 같았다. 제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재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단 말인가? 무얼 잘못했는지 알기만 한다면 고쳐 보려 노력이라도 할 텐데, 원인을 몰라 해결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그, 그게……. 아무 말씀도…….”
    “…….”
    아무 말씀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전할 수 있는 말을 하시지 않은 거겠지. 차마 강주의 입으로는 할 수 없는 말들을 잔뜩 쏟아 내셨을 것이었다. 당장 때려죽여야 한다느니, 진작 죽였어야 했다느니 하는 말들을.
    “아직, 아직 살아 계신 거지?”
    “네, 네. 걱정 마세요, 아씨. 금방 털고 일어나실 겝니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암요, 그럼은요. 그깟 병증, 사내대장부시라면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예요.”
    정말 그래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말을 하는 승정도, 위로를 하는 강주도 남자가 병을 이기고 의식을 되찾을 거라는 기대는 거의 하고 있지 않았다. 이때까지 그 누구도 이겨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 왜 이런 걸까.”
    승정이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번번이 반복되는 사고들이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전생에 대체 무슨 대죄를 지었기에 이리 팔자가 기구한 거야? 아버지 말대로 어머니를 잡아먹고 태어나 이런 거야? 왜, 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아씨 탓이 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그런데 왜 자꾸 죽어 버리는 거야!”
    “아씨…….”
    강주가 안타까이 읊조렸다. 승정의 가냘픈 어깨가 잘게 떨렸다.
    승정은 윤씨 가문의 장녀로 태어났으나 저택과는 똑 떨어진 별채에서 평생을 홀로 살았다. 붙여진 몸종도 늙은 강주 한 사람뿐이다. 의복, 음식이 모자라지는 않지만 사람이 모자랐다. 아비부터가 승정을 천히 여기고 박대하니 저택 사람들 모두가 은근히 승정을 무시하고 경시했다.
    ‘이리 살 분이 아니신데.’
    센 팔자를 타고난 건 분명했다. 그건 강주도 부정할 수 없었다. 승정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 동물 할 것 없이 해를 입었다. 정녕 악귀(惡鬼)라도 붙은 겐가. 아니면…….
    그때 강주는 저잣거리에 돌아다니던 소문을 떠올렸다. 아이들이 노래처럼 가락을 붙여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다.
    부윤현 북역 후미진 골목, 약재상 요운당에는 요물(妖物)이 드나든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자는 그곳에 가라.
    볼 수 없는 자들의 세계에 발을 걸친 기인(奇人)이 그곳에 있다.
    요운당, 먼 구름 속 그곳에.

    저자 소개

    이동희
    • 구분 : 저서
    • 국적 : 대한민국
    • 분류 : 문학가 , 기타
    • 인기지수 : 101
    최근저서

    ‘언덕아래’라는 닉네임으로 조아라, 로망띠끄 등에서 활동 중.

    출간작
    -공녀
    -용을 키우는 10가지 방법
    -호랑이 표류기


    연재작
    -요운당 기담
    -스캔들에 대처하는 마법사의 자세
    -제망매가
    -방자의 치명적인 매력

    책 속에서


    부윤현 북역 후미진 골목,
    약재상 요운당에는 요물(妖物)이 드나든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자는 그곳에 가라.
    볼 수 없는 자들의 세계에 발을 걸친 기인(奇人)이 그곳에 있다.
    요운당, 먼 구름 속 그곳에.


    승정은 열일곱 되던 해, 제가 저주 받은 계집이라는 걸 인정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매일같이 아비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저주 받은 계집이라는 비난을 들어왔다. 이제 와서 스스로 인정한다 한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쳐 죽여 마땅할 계집! 저 재수 없는 계집을 내 눈에 띄게 하지 마라! 당장 저리 치워 버려!”
    아버지는 승정의 얼굴을 얼핏 보기라도 한 날에는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주변의 물건을 집어 던졌다. 와장창, 찻잔이 깨지고 벼루가 날아다니는 건 이제 일상이었다. 몸종이 이마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숙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제발, 제발 별채에서 나오지 말아 주십시오, 아씨.”
    몸종은 마치 승정에게 선택권이 있기라도 한 듯 말했다. 승정은 벼루를 맞아 이마가 깨진 몸종을 내려다보며 그가 우습다고 생각했다. 고고한 얼굴로 콧대를 들고 몸종을 내려다보지만, 사실 승정은 윤씨 가문에서 가장 비천한 신세였다. 윤씨 가문의 금지옥엽으로 태어나 자랐으나 저택 식솔 그 누구도 승정을 가문의 장녀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승정의 어미가 그녀를 낳다 산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이었다. 승정은 자신을 볼 때마다 펄펄 날뛰는 아버지를 이해했다. 미워할지언정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아비는 어미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승정은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딸이었다. 사랑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저택 가장 깊은 별채에서 죽은 듯 숨죽여 살길 16년, 승정의 혼처가 정해졌다.
    승정의 부군이 될 남자는 개국공신가문 중 하나인 서씨 가문의 삼남으로, 국자감에서 정8품 학정(學正)을 역임하고 있는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승정은 집안끼리 혼담이 오가기 시작한 뒤 그를 딱 두 번 만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듬직함이나 남성다운 기세는 없었지만 평생을 해로할 배우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사람이었다.
    어서 이 저택을 나가고 싶어.
    숨 막히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도망치고 싶어.
    이 남자라면, 남은 생을 의지해 평생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무어라 하였나?”
    “아, 아씨…….”
    “그분이, 어찌 되었다고…….”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승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의식불명 상태시라 합니다.”
    “원인 모를 병? 그게 무언데!”
    “그, 그건 쇤네도…….”
    유모 강주가 안절부절못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강주가 들은 건 공자가 중병에 걸려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다, 의식불명이라 일어나지 못한다는 소식까지였다. 승정의 낯빛은 가여우리만치 하얗게 질려 있었다.
    ‘또, 또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소맷자락 아래에 감춰진 승정의 작은 주먹이 꽉 쥐어졌다. 아버지의 울분에 찬 목소리가 귓가를 쨍쨍하니 울렸다. 저주 받은 계집, 재수 없는 년!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살모사 같은 계집! 승정 역시 아버지를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악의와 원한 따위의 뾰족한 감정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새겼다.
    태어나는 순간 어머니를 잡아먹었다. 뿐만 아니었다. 승정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다치거나 큰 병을 얻었다. 유모 강주를 제외하고, 새로 들어오는 몸종들은 모두 열흘을 버티지 못하고 다치거나 죽었다.
    원인도 다양했다. 전날만 해도 건강하던 사람이 다음 날 심한 열병에 걸리거나 별안간 사고가 나 불구가 되었다. 집 근처 산기슭에서 짐승에게 물려 죽은 몸종도 있었다.
    불행은 비단 사람에 한정되지 않았다. 승정이 열 살이 되던 해, 강주는 친구도 없이 별채에서 혼자 시간을 죽이는 그녀가 불쌍해 시장에서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사 왔다. 하얗고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순한 강아지였다.

    “귀엽다. 강주, 이 아이 이름은 달래야. 달래로 할래.”

    승정은 까만 눈의 작고 따뜻한 강아지를 한눈에 사랑하게 되었다. 승정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한껏 입꼬리를 늘여 웃었다. 생애 첫 친구로 삼아야지. 마음을 다해 예뻐해 주어야지.
    그러나 다음 날 강아지는 마당 한가운데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승정 주변 사람들이 자꾸 사고를 당하고, 다치거나 죽는 게 모두 그녀 탓이라고 비난했다. 어렸던 승정은 그때마다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내가 뭘? 내가 뭘 어쨌는데!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억울했다. 승정은 피가 나도록 세게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이지 억울해 미칠 것만 같았다. 제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재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단 말인가? 무얼 잘못했는지 알기만 한다면 고쳐 보려 노력이라도 할 텐데, 원인을 몰라 해결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그, 그게……. 아무 말씀도…….”
    “…….”
    아무 말씀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전할 수 있는 말을 하시지 않은 거겠지. 차마 강주의 입으로는 할 수 없는 말들을 잔뜩 쏟아 내셨을 것이었다. 당장 때려죽여야 한다느니, 진작 죽였어야 했다느니 하는 말들을.
    “아직, 아직 살아 계신 거지?”
    “네, 네. 걱정 마세요, 아씨. 금방 털고 일어나실 겝니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암요, 그럼은요. 그깟 병증, 사내대장부시라면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예요.”
    정말 그래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말을 하는 승정도, 위로를 하는 강주도 남자가 병을 이기고 의식을 되찾을 거라는 기대는 거의 하고 있지 않았다. 이때까지 그 누구도 이겨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 왜 이런 걸까.”
    승정이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번번이 반복되는 사고들이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전생에 대체 무슨 대죄를 지었기에 이리 팔자가 기구한 거야? 아버지 말대로 어머니를 잡아먹고 태어나 이런 거야? 왜, 내 주변 사람들이 자꾸!”
    “아씨 탓이 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그런데 왜 자꾸 죽어 버리는 거야!”
    “아씨…….”
    강주가 안타까이 읊조렸다. 승정의 가냘픈 어깨가 잘게 떨렸다.
    승정은 윤씨 가문의 장녀로 태어났으나 저택과는 똑 떨어진 별채에서 평생을 홀로 살았다. 붙여진 몸종도 늙은 강주 한 사람뿐이다. 의복, 음식이 모자라지는 않지만 사람이 모자랐다. 아비부터가 승정을 천히 여기고 박대하니 저택 사람들 모두가 은근히 승정을 무시하고 경시했다.
    ‘이리 살 분이 아니신데.’
    센 팔자를 타고난 건 분명했다. 그건 강주도 부정할 수 없었다. 승정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 동물 할 것 없이 해를 입었다. 정녕 악귀(惡鬼)라도 붙은 겐가. 아니면…….
    그때 강주는 저잣거리에 돌아다니던 소문을 떠올렸다. 아이들이 노래처럼 가락을 붙여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다.

    부윤현 북역 후미진 골목, 약재상 요운당에는 요물(妖物)이 드나든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자는 그곳에 가라.
    볼 수 없는 자들의 세계에 발을 걸친 기인(奇人)이 그곳에 있다.
    요운당, 먼 구름 속 그곳에.


     

    목차

    목차
    1장 :: 백년의 저주
    2장 :: 눈의 신물
    3장 :: 헌신의 가치
    4장 :: 유곽
    5장 :: 젊어지는 샘물
    6장 :: 푸른 저택
    7장 :: 손톱발톱
    8장 ::　선녀가 떠난 자리
    9장 ::　돌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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