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장 들어가는 말 - 왜 금융위기 극복조치가 문제인가?
제2장 국제법과 국제협정 -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적용되는 사항을 중심으로
제3장 각국이 취한 금융위기 극복조치 개관
제4장 2008년 이후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대한 구체적 검토
제5장 금융위기 극복조치로 인한 분쟁발생 사례 및 평가
제6장 주요 분쟁 사례 - 금융위기 극복조치를 중심으로
제7장 통상협정상 관련 규범
제8장 주요 국제 분쟁 사례 검토
제9장 금융위기 극복조치의 통상법적 평가를 위한 최근 국제적 동향
제10장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대한 통상규범상 평가의 한계
제11장 대안의 모색 - 통상협정 개선 및 개정 방안
제12장 금융위기 극복조치 모색 관련 정책 제언
제13장 맺는 말 -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대한 통상협정 적용의 한계 및 과제

1997년, 2008년, 2010년 그리고 2014년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제 금융위기로 인하여 여러 국가들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비단 개도국뿐 아니라 선진국들도 정도와 형태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금융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이러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여러 국가들은 실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조치를 취하였고 또 지금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금융위기 극복조치”들은 통상협정의 다양한 측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취하여진 조치나 심지어 국제공조체제의 일환으로 택하여진 정책이라 하더라도 WTO 및 FTA 협정 등 여러 통상협정에 저촉되거나 위반될 가능성을 내포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위반 문제는 때로는 실제 통상분쟁으로 비화되기도 하고 있다. 환율조정 문제와 관련하여 2016년 4월 현재 점증하고 있는 국가들간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본질적으로 국제금융과 관련된 문제가 결국 통상협정의 기제를 통하여 발현되고 있다. 아마 통상협정이 강제적 분쟁해결절차와 효과적인 제재수단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통상협정 자체에는 이러한 국제금융문제 내지 금융위기 관련 사항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이에 적용될 수 있는 규범을 포함하고 있는 조항은 대부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간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노정하고 있다. 현재 통상협정이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대하여 신뢰성 있는 규범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이 책은 저술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규범을 채택하기 위하여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저자 나름대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취해진 조치와 관련한 통상협정 위반 문제로 2001년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맥락의 국제분쟁해결절차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 후속여파는 아직도 완전하게 극복되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특히 생생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이와 관련한 통상분쟁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OECD에 가입한 지난 20년간 우리나라는 국제금융체제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 금융체제가 개방되고 외국인 투자의 유출입이 자유로워진 반대급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스스로의 잘못이나 위기가 아닌 다른 국가의 잘못이나 위기로 인하여 우리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그 여파로 국내경제와 수출입에 곧바로 영향을 초래하는 상황을 우리는 항상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다양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항상 처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다양한 이유로 금융위기 극복조치를 취하여야 할 개연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그 결과 이러한 조치가 통상협정에 대하여 어떠한 함의가 있는지에 대하여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바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현 통상협정의 한계와 이로 인하여 제기되는 새로운 과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금융위기 극복조치에 통상협정이 적용될 경우 발생하는 전체적인 문제점을 인식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국제협의체제 내지 국제협정을 도입하는데 중요한 출발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다 현실적으로는 최소한 통상협정에 저촉되지 않는 방향으로 금융위기 극복조치를 도입하는데 중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진행하는 데 이 책이 중요한 기여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저술출판지원사업으로 연구가 시작되었고 또 출판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양한 새로운 주제에 대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연구재단에 이 기회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금융위기와 국제통상법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선정하고 지원하여 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필자는 큰 혜택을 받았다. 그 기대에 부응하였으면 하는 마음 역시 간절하다. 그리고 실무적으로 이 책의 출판에는 박영사의 헌신적인 기여가 있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출판을 선뜻 책임져 주신 박영사의 조성호 출판기획이사님께 역시 지면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박영사의 김효선 선생님은 방대한 양의 편집과 교정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주셨다. 이 책의 출간은 이 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국제통상법이 점점 국가정책 수립과 이행의 여러 측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실감하며 이 책이 국제통상법의 새로운 측면을 독자들에게 제시하여 주는 작은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머리말에 대신하고자 한다.

2016년 4월 15일
저자 이재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