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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적다
- 홍일표 저
- 민음사
- 2021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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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시/군/구
회원리뷰
ISBN: 9788937409004
156쪽
124 x 210 (㎜)
지금 이책은
- 판매지수 :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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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너는 없고 이름만 남아 문맹인 밤이 너의 얼굴을 몰라 본다 너를 열고 들어간다 이름은 젖어서 불이 붙지 않고, 이름 안에서 너는 발굴되지 않는다
너를 부른다 사진 속 웃는 얼굴처럼 봄은 가지 않고 여전히 봄이어서 손닿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있는 붉은 꽃, 봄은 출발하지 않는다
펜 끝에서 흘러나오는 ... 더보기
복사본에 원본대조필 도장을 찍는다
원본과 같은 거라고
넘칠 일도
모자랄 일도 없다고
안심하라고
불태워 없애야 되는데
도장 찍힌 대낮 한복판에 번뜩이는 햇볕의 광기
강가에 나가 강물의 리듬에 손을 적신다
손에 와 닿는 물의 정직한 감정들이 몸속으로 흘러든다<... 더보기
술병이 깨졌다 오래된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흩어진 이목구비
여기저기서 말똥거리는 눈
뻐끔거리는 입
몸을 버린 물이 마음 가는 대로 흘러 다녔다
첨도 끝도
좌도 우도 사라졌다
얼마나 오래 견디다 마음 바깥으로 나온 허밍인지
곳곳에서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나 오늘이 낯설어졌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들
어순도 문법도 없이 반짝거렸다
혀끝에 박혀 발음되지 않던 새들을 지우는 동안
산란하는 약속처럼
말이 말을 버리고 질주하였다
저녁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숨을 곳이 많아진 알몸의 햇볕들
들끓는 피의 방향으로 공터가 넓어지고
색색의 날개 퍼덕이며 무한대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방언」
추천글
-김수이(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 구분 : 저서
- 국적 : 대한민국
- 분류 : 문학가 , 인문/철학자 , 기타
- 인기지수 : 39
1958년 출생하여 1988년 심상 신인상과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살바도르 달리풍의 낮달 매혹의 지도, 산문집 조선시대 인물 기행 등을 펴냈다. 현재 문화저널 21 편집위원, 시로 여는 세상 주간으로 있다.
책 속에서
너는 없고 이름만 남아 문맹인 밤이 너의 얼굴을 몰라 본다 너를 열고 들어간다 이름은 젖어서 불이 붙지 않고, 이름 안에서 너는 발굴되지 않는다
너를 부른다 사진 속 웃는 얼굴처럼 봄은 가지 않고 여전히 봄이어서 손닿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있는 붉은 꽃, 봄은 출발하지 않는다
펜 끝에서 흘러나오는 이름을 한 자 한 자 적을 때마다 까르르 웃으며 달아나는 파도, 밤으로 편입된 책상과 의자만 남아 몇 마디 말에 부딪쳐 삐걱거린다
다만 그렇게
이곳에 없는 봄은
-「너」
복사본에 원본대조필 도장을 찍는다
원본과 같은 거라고
넘칠 일도
모자랄 일도 없다고
안심하라고
불태워 없애야 되는데
도장 찍힌 대낮 한복판에 번뜩이는 햇볕의 광기
강가에 나가 강물의 리듬에 손을 적신다
손에 와 닿는 물의 정직한 감정들이 몸속으로 흘러든다
눈앞엔 죽어서도 오리가 되지 못할
오리배
문장 밖으로 나오는 길을 잃고
오랫동안 오리가 되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기호들
사무실로 돌아와 조각조각 오리배를 찢는다
여러 번 베껴 적은 맹서의 문서들을 파쇄기에 넣고
단 한 번의 사랑만 기억하기로 한다
-「오리배를 읽는 시간」
술병이 깨졌다 오래된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흩어진 이목구비
여기저기서 말똥거리는 눈
뻐끔거리는 입
몸을 버린 물이 마음 가는 대로 흘러 다녔다
첨도 끝도
좌도 우도 사라졌다
얼마나 오래 견디다 마음 바깥으로 나온 허밍인지
곳곳에서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나 오늘이 낯설어졌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들
어순도 문법도 없이 반짝거렸다
혀끝에 박혀 발음되지 않던 새들을 지우는 동안
산란하는 약속처럼
말이 말을 버리고 질주하였다
저녁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숨을 곳이 많아진 알몸의 햇볕들
들끓는 피의 방향으로 공터가 넓어지고
색색의 날개 퍼덕이며 무한대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방언」
너를 부른다 사진 속 웃는 얼굴처럼 봄은 가지 않고 여전히 봄이어서 손닿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있는 붉은 꽃, 봄은 출발하지 않는다
펜 끝에서 흘러나오는 이름을 한 자 한 자 적을 때마다 까르르 웃으며 달아나는 파도, 밤으로 편입된 책상과 의자만 남아 몇 마디 말에 부딪쳐 삐걱거린다
다만 그렇게
이곳에 없는 봄은
-「너」
복사본에 원본대조필 도장을 찍는다
원본과 같은 거라고
넘칠 일도
모자랄 일도 없다고
안심하라고
불태워 없애야 되는데
도장 찍힌 대낮 한복판에 번뜩이는 햇볕의 광기
강가에 나가 강물의 리듬에 손을 적신다
손에 와 닿는 물의 정직한 감정들이 몸속으로 흘러든다
눈앞엔 죽어서도 오리가 되지 못할
오리배
문장 밖으로 나오는 길을 잃고
오랫동안 오리가 되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기호들
사무실로 돌아와 조각조각 오리배를 찢는다
여러 번 베껴 적은 맹서의 문서들을 파쇄기에 넣고
단 한 번의 사랑만 기억하기로 한다
-「오리배를 읽는 시간」
술병이 깨졌다 오래된 집을 버리고
사방으로 흩어진 이목구비
여기저기서 말똥거리는 눈
뻐끔거리는 입
몸을 버린 물이 마음 가는 대로 흘러 다녔다
첨도 끝도
좌도 우도 사라졌다
얼마나 오래 견디다 마음 바깥으로 나온 허밍인지
곳곳에서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나 오늘이 낯설어졌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들
어순도 문법도 없이 반짝거렸다
혀끝에 박혀 발음되지 않던 새들을 지우는 동안
산란하는 약속처럼
말이 말을 버리고 질주하였다
저녁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숨을 곳이 많아진 알몸의 햇볕들
들끓는 피의 방향으로 공터가 넓어지고
색색의 날개 퍼덕이며 무한대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방언」
목차
1부
낙타 13
정물화 15
계동과 가회동 사이 16
중세를 적다 18
낮꿈 20
숯 너머 동백 22
코끼리傳 2 4
가릉빈가 26
본색 28
묵음 30
질문 32
너 34
송전탑 35
낚시꾼 36
꽃의 본적 38
나무의 영역 40
2부
의문 45
Y 47
병 48
북극 50
사라진 문자 52
다리의 처음 54
오리배를 읽는 시간 56
그날 58
푸른 코끼리 60
금요일 62
불멸의 사전 63
열쇠 64
화석 66
서쪽의 우산 68
암각화 70
숨은 천사 72
만신 73
3부
다른 형식의 새 77
당신의 컵 79
폭설 80
죽은 인형 82
시 84
방언 86
보라의 방향 88
모과 90
저녁이라는 물질 92
202호 남자 94
독무 96
어느 날의 오후 98
벌새 100
텍스트 92
4부
빵의 양식 105
없는 말 107
픽션들 108
소리의 행방 110
얼음장을 읽다 112
징후들 114
어떤 날 116
돌사자 118
붉은 날 120
클릭 122
빗소리 경전 124
입구 126
설원 128
이상한 오후 130
작품해설
불립문자를 향유하는 시간 133
낙타 13
정물화 15
계동과 가회동 사이 16
중세를 적다 18
낮꿈 20
숯 너머 동백 22
코끼리傳 2 4
가릉빈가 26
본색 28
묵음 30
질문 32
너 34
송전탑 35
낚시꾼 36
꽃의 본적 38
나무의 영역 40
2부
의문 45
Y 47
병 48
북극 50
사라진 문자 52
다리의 처음 54
오리배를 읽는 시간 56
그날 58
푸른 코끼리 60
금요일 62
불멸의 사전 63
열쇠 64
화석 66
서쪽의 우산 68
암각화 70
숨은 천사 72
만신 73
3부
다른 형식의 새 77
당신의 컵 79
폭설 80
죽은 인형 82
시 84
방언 86
보라의 방향 88
모과 90
저녁이라는 물질 92
202호 남자 94
독무 96
어느 날의 오후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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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 양식 105
없는 말 107
픽션들 108
소리의 행방 110
얼음장을 읽다 112
징후들 114
어떤 날 116
돌사자 118
붉은 날 120
클릭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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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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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립문자를 향유하는 시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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