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왜, 교토식 경영인가
2005년 5월, 삼성경제연구소가 ‘교토식 경영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최초로 교토식 경영을 소개한 이래 기존 일본식 경영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교토식 기업의 경영 비결은 국내 언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 부활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교토식 기업은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게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한국경제신문은 2006년 3월 ‘일본 경제의 부활에서 배운다’는 기획특집에서 교세라, 호리바제작소, 옴론, 삼코 등 교토식 기업의...
왜, 교토식 경영인가
2005년 5월, 삼성경제연구소가 ‘교토식 경영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최초로 교토식 경영을 소개한 이래 기존 일본식 경영법의 한계를 뛰어넘은 교토식 기업의 경영 비결은 국내 언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 부활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교토식 기업은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게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한국경제신문은 2006년 3월 ‘일본 경제의 부활에서 배운다’는 기획특집에서 교세라, 호리바제작소, 옴론, 삼코 등 교토식 기업의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대표적인 경영법인 모듈 경영론을 소개했다. 매경이코노미는 올 7월 9일자에서 ‘일본은 복합불황 어떻게 탈출했나’를 특집으로 실었는데 일본 제조업 부활의 핵심을 모노즈쿠리 중소기업과 교토식 기업으로 꼽고 세계가 주목하는 교토식 기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국내에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던 ‘교토식 경영’은 최초 연구자이며 저자인 스에마쓰 교수의 저작이 국내에 번역․출간됨으로써 방대하고 깊이 있는 교토식 경영법의 전체 면모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교토식 기업들이 시장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발빠르게 활로를 찾아 틈새를 뚫은 사례와 경영법을 통해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타개해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식 경영신화의 파괴자, 교토식 기업
거품 붕괴 후 일본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허덕이면서 일본식 경영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을 때, 교토에 근거지를 둔 첨단 IT 기업들은 경이로울 정도로 높은 성장과 이익, 세계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 내 타 지역 기업 성장이 거의 정체돼 있는 동안 교토 기업 매출액은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2배가량 확대됐다.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옴론 등의 교토기업들은 소니, 마쓰시타 등 동종 타사에 비해 고성장과 고수익을 실현했으며 타지역 전자업체에 비해서 총자산이익률(ROA)이 5~7배의 격차를 보일 정도다. 이 점에 주목한 교토대 경제학부 스에마쓰 교수가 교토의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후 이들 교토 기업의 혁신적인 경영 방식을 통합해 ‘교토식 경영’이라 이름 붙였다. 특히 계측분석기를 만드는 시마즈제작소의 평사원인 다나카 고이치 씨가 200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함으로써 교토식 기업들이 크게 주목받았다. 그리고 교토식 경영은 기존 일본식 경영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부상했다.
교토식 기업들은 기존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일본 기업과 교토식 기업의 근본적 차이점은 경쟁원리라는 외부의 원칙을 내부에 흡수하여 발전을 꾀하는 ‘네트워크 외부성’ 활용 유무에서 비롯된다. 그 외의 교토식 기업의 특별함으로는, 독자적인 것을 고집하는 개성파 오너, 무차입․현금흐름 경영 지향, 특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과 글로벌 시장 도전, 개방적 수평분업 구조, ‘네트워크 외부성’의 활용을 전제로 한 오픈 전략 구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일본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교토대를 중심으로 산․학․관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교토만이 지닌 안티 도쿄, 반골 정신, 장인정신 등도 교토식 기업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배경의 하나다.
교토식 기업 중 하나인 롬(Rohm)은 우리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그러나 주문형 IC 분야 세계 1위, 외국인 주주 비율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이며 1989년부터 2002년까지 주가 상승률이 488퍼센트에 이르러 일본 1위를 차지한 놀라운 기업이다. “경쟁 상대는 우리가 어떻게 이 정도로 코스트 다운이 가능한지 신기해하고 있다.”고 할 정도의 수준을 실현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은 주문생산에 특화된 기술력과 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을 충분히 활용한 효율적인 설계․생산 체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교토식 경영의 핵심 - 개방적 수평구조와 모듈&인터페이스 방식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첨단 IT기업부터 의류, 라디오방송, 택시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는 교토식 기업 14개 사의 케이스 스터디를 제공하고 있다.
1부는 기업간 관계가 개방적(오픈)인가 폐쇄적(클로즈)인가, 분업 체제가 수직통합인가 수평분업인가, 라는 두 가지 축으로 분류한 후 개방적인 기업간 관계를 통해 수평분업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며 한 기업이 모든 이익을 독점하는 배경에 대해 말한다. 실제 사례로는 MS의 플랫폼 전략, 리눅스의 오픈소스 전략 등을 소개하고 있다.
2부는 교토식 기업을 탄생시킨 교토라는 환경의 분석과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교토식 기업의 탄생 배경으로 자부심 높은 교토중심주의와 안티 도쿄 정신, 개성 있는 사람일수록 살기 편한 환경, 반골정신에 기반한 비판적 사고 등을 거론하고 있다. 교토식 경영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언급하면서 많은 교토식 기업 케이스가 나온다.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과 교토식 기업의 성공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인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수직에서 수평으로의 구조 전환에 대해 살펴본다.
3부는 모듈&인터페이스 전략을 소개하면서 장점과 단점, 성공의 열쇠 및 조직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교토식 경영의 현재와 미래를 기술한다. 롬이나 옴론 등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면서 사업과 제품 전략에서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모듈화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교토식 경영의 향후 발전 방향과 타사에서 받아들일 방법을 어느 정도 정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 교토식 경영에서 길을 찾는다
중국에서는 휴대전화, PC, 가전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모듈화 대응이 성공의 열쇠라는 인식이 확대되어 이미 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이 적절하고 정확하게 정착되었다. 대만에서는 2005년 비즈니스지 《天下雜誌》가 교토식 경영을 특별취재하는 등 도입을 위해 노력한 결과, 모듈화 전략이 국가 전체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런 주변국의 발빠른 대응은 일본에서 새롭게 떠오른 교토식 경영의 유효성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출이 경제를 견인하고 제조업과 첨단 IT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등 일본과 경제 구조가 비슷한 우리나라에도 적합한 경영법으로 보인다. 기술자 오너 중심, 최고 기술력과 글로벌 틈새시장 도전, 수평분업구조 등은 특히 국내 중소기업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내용이다. 결국 교토식 기업이 ‘잃어버린 10년’에도 승승장구한 원인과 사례를 연구하는 것은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우리나라 수많은 기업인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어려움을 타개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업들은 교토증권거래소의 각종 수치들의 평균을 끌어올릴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 교토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었던 지방기업 51개사의 2000년 1분기의 연결실적을 보면, 판매액 경상이익률 평균이 11.0퍼센트로, 전국 상장기업 평균 3.1퍼센트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실제로는 교토증시에 상장한 기업 모두가 높은 실적을 올렸던 것이 아니라 약 10개사의 실적이 전반적인 수치를 끌어올렸다. 특히 교세라, 닌텐도, 무라타제작소, 롬 등 4개사 연결경상이익이 51개사 전체 경상이익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극단적인 격차를 《아사히신문》 2001년 2월 13일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p.33

경쟁만을 생각하는 기업과 그 외의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 간에 경쟁력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글로벌 환경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업계의 화합을 미덕으로 하는 일본에서는 금기시되어왔다. 경쟁, 그중에서도 가격 경쟁은 많은 경우에 담합이나 유착구조로까지 발전한 ‘기존의 업계 질서’에 의해 방해를 받았다. 격렬한 가격 경쟁을 촉발시킨 MK택시로 대표되는 교토식 기업이 받는 중상과 비방은 이러한 배경에 기인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p.218

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이란 플랫폼과 개별 모듈을 활용하여 ‘공통된 기반으로서의 플랫폼 모듈로 개별 요구에 맞추어 다양하게 분화된 개별 모듈을 조합시켜 커스터마이제이션은 최소화하고, 효율이 높은 완성품의 작성 및 처리를 신속하게 실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장의 빠른 움직임에 대응하고 사업의 신속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오늘날 대단히 중요하다. 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부분최적화의 총합을 전체최적화로 간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p.286-287

기업간 관계가 1:1에서 1:N으로, 즉 폐쇄적인 관계에서 개방적인 관계로 이행 중이라는 것에는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어졌다. 예를 들어, 자본계열에 구애되지 않는 조달정책을 도입해 극적인 비용 절감을 노리는 닛산자동차는 핵심 부품메이커의 주식을 잇따라 외부기업에 매각하여 ‘계열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계열의 틀 안에서 생각하는 도요타의 계열 부품메이커는 자동차와 부품업계의 구조변화에 어떻게 대항해 갈 것인가 의문이다. 폐쇄적인 관계에서는 사물을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없어도 긴 시간을 들여 ‘호흡이 잘 맞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새로운 거래처, 지구 반대편의 기업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명확히 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상호 이익을 조정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p.350-351  

리눅스의 성공을 두드러지게 하고 규모 역시 거대하게 만든 것은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우수한 프로그래머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혼란이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자 그룹을 모듈별로 관리하여 관리를 최소한으로 하는 수법을 취했기 때문이다. 모듈화에 의해 몇 개의 작업을 동시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었고 개별 작업은 독립 모듈로 분할되어 프로그래머 그룹이 담당 모듈의 개발에 착수하거나 복수의 그룹이 서로 경합하기도 했다. 어떤 모듈을 개발하는 데 있어 복수의 기술적 어프로치를 취해 서로 경합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개발 작업 그 자체의 성공과 기술 진화에 크게 공헌했다.           p.369-370

경쟁은 스포츠처럼 공정하고 공평한 규칙 아래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지금처럼 정직한 인간이 손해를 보는 경쟁환경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경쟁환경이 아니다. 잘못된 경쟁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과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동시에 병행해야 할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것이 바로 실력주의 인사관리의 기본이고 교토식 기업은 이미 이것을 충분히 이해하며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p.394
 

목차
저자 서문
한국어판 저자 서문
역자 서문
서장 교토식 경영엔 특별함이 있다: 교토식 기업의 우위성과 경이로운 성장력
1부 세계를 석권한 개방적 수평분업 전략: 승자독식 경영의 ‘배경’
1장 개방적 수평분업 전략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경쟁의 룰에 근거한 혁신적 기업 전략
세계에서 약진하는 개방적 수평분업과 플랫폼 기업군
2장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랫폼 전략을 둘러싼 공방
플랫폼 전략의 창시자, 마이크로소프트｜대항하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전략｜마이크로소프트의 방어전략 :스탠더드 교란전략｜자발적 참여에 의한 표준화 대항세력: 리눅스｜자사 플랫폼 구축이 성공한 사례
3장 확산되는 개방적 수평분업화 조류
가속화되는 정보통신산업의 오픈화｜산업구조 수평화의 일반적 사례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① 도세
B2B 마켓플레이스 등장에 의한 수평전환의 가속
개방적 수평화를 진전시키는 새로운 인터넷 기술: 1억 명의 승자독식시대로
개방적 수평분업형의 네트워크 외부성 활용 전략 정리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② 일본전산
하드웨어부품 제작사에 있어서의 플랫폼 전략
2부 첨단산업 벤처를 대량생산하는 옛 도시: 초일본 경영의 ‘구조’
4장 교토식 경영이 탄생한 환경
하이테크와 전통이 공존하는 교토｜교토를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또 하나의 양극성｜
고급 지향, 안티 도쿄, 반골정신의 토양｜자유인에게는 편한 교토의 ‘애매함’
5장 교토식 경영의 구조
교토식 경영의 특징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③ 코프록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④ 니치콘
교토식 경영의 본질적 특질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⑤ MK택시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⑥ 교토FM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⑦ 교세라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⑧ 무라타제작소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⑨ 호리바제작소
교토의 ‘애매성’과 개성적인 인재 배출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⑩ 삼코인터내셔널연구소
3부 정보화 시대의 모듈&인터페이스 전략: 네트워크 외부성 활용을 향한 ‘확장’
6장 모듈&인터페이스 전략이란
교토식 경영의 전략 자유도｜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이란｜모듈&인터페이스의 장점과 목적｜오픈화와 결합시 시너지 효과｜모듈&인터페이스 방식의 단점과 과제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⑪ 온리
모듈&인터페이스 방식 성공의 열쇠
7장 신경영을 위한 응용: 교토식 경영의 현재와 미래
사업, 제품 전략에서의 응용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⑫ 롬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⑬ 옴론
조직에 대한 응용1-네트워크 집적
* 교토식 기업 케이스 스터디⑭ 교토시험제작네트워크
조직에 대한 응용2-신속한 협조와 창조활동
조직에 대한 응용3-정보시스템에 있어서의 일반론
조직에 대한 응용4-소프트개발기업의 발전적 조직 운용
8장 세계적 흐름 속의 일본의 포지셔닝
세계화의 파도｜일본다움의 추구
[부록] 네트워크 외부성 활용에 관한 체계적 고찰
네트워크 외부성의 내부화｜네트워크 외부성 활용을 위한 요건｜네트워크 외부성 증대를 위한 환경요건 ｜
오픈소스에 따른 외부성과 자원의 진화
맺음말 승자독식의 시대에서 협조의 시대로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