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매체의 영향으로 문학작품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중국에서 수필만큼은 전혀 위축됨 없이 작품의 성취와 독자의 호응 양면에서 전보다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중국 수필. 이 책은 작품성도 높고 대중성도 좋은 약 50종의 중국수필집 중에서, 최근 중국 사회의 변화와 중국인의 정신적 면모를 잘 드러내주는 작품을 선별하여 싣고 있다.

출판사 서평
중국의 '현대 작가'라고 불리는 이들 중에 우리에게 낯익은 인물들이 얼마나 될까? 혹은 중국의 현대 문학 작품 중 읽어본 작품이 몇 편이나 될까? 중국문학 전공자를 제외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이 물?음에 확실한 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너무 오랜 시간 단절되어, 역사와 문학의 흐름에서도 낯설은 이국의 문학이 되어버린 중국문학을 우리 안에서 안아보려는 시도가 좋은책만들기의『漢香 첫번째 이야기-하늘가 바다 끝』, 『漢香 두번째 이야기-쿤룬 산에 달이 높거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책들은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
중국의 '현대 작가'라고 불리는 이들 중에 우리에게 낯익은 인물들이 얼마나 될까? 혹은 중국의 현대 문학 작품 중 읽어본 작품이 몇 편이나 될까? 중국문학 전공자를 제외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이 물음에 확실한 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너무 오랜 시간 단절되어, 역사와 문학의 흐름에서도 낯설은 이국의 문학이 되어버린 중국문학을 우리 안에서 안아보려는 시도가 좋은책만들기의『漢香 첫번째 이야기-하늘가 바다 끝』, 『漢香 두번째 이야기-쿤룬 산에 달이 높거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책들은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중성도 좋은 약 50종의 중국수필집 중에서, 최근 중국 사회의 변화와 중국인의 정신적 면모를 잘 드러내주는 작품 40편을 골라 실은 것이다.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다양한 중국 현대 작가들의 놀라운 표현 기법으로 중국의 오늘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중국 문화의 흐름을 말 그대로 물 흐르듯이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중국 혁명기를 온몸으로 체험한 세대들로 그들이 문인으로서 느꼈던 정체성의 혼란과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무게에 대한 밀도 높은 성찰 등이 돋보인다.
솔직히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이름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낯선 세계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혹은 보여주는 각 작품 안의 진경들은 우리 안의 그것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아버지의 한없는 자식 사랑,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 끈끈히 이어지는 그 정마저도 부정하는 세월의 광폭함 , 젊은 시절 혼자되어 자식 하나만을 믿고 살아온 어머니, 그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애잔함, 그 아들을 돌아돌아 흐르는 그 어머니의 강, 스물에 불구가 되어 자신이 왜 살아야 하는지 혹은 죽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측은함, 또 그에게서 풍기는 생에 대한 끈끈한 애착, 주어진 것에 대한 자족.... 이 모든 것들이 이 책을 아우르는 맛이다. 때로는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몫에 감사를 전하게도 그리고 문득 한없는 용기로 오랫동안 숨겨 왔던 짝사랑에게 당장이라고 고백할 용기까지 전사하는 힘, 이런 힘이 이 책을 충만하게 채우고 있다.
또 여기에 실린 작품들은, 그 문학적 성과를 고려해 볼 때, 한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아직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다. 창작기법 면에서는 있는 사실을 대화하듯이 서술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한 것 외에도 상징 암시 변형 이미지 몽환 의식의 흐름 부조리 등의 수법을 응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것도 있고, 내용 면에서는 개인의 일상사에서부터 사회적 주제나 인간의 생명 의식을 탐구한 것까지 또 서정적인 것에서부터 논변적 철리적인 것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분량 면에서는 중국어 원문으로 불과 한두 쪽 짜리에서 거의 30쪽에 이르는 것까지 있다. 각각의 작가들은 단순히 신변잡기적 수필 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모두가 문학적 수필 쓰기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다. 연령별로는 원로작가에서부터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고, 성별로는 남성 작가와 여성 작가가 각각 2/3와 1/3을 차지한다.
그 중에는,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문학의 소생을 알린 작가 리우신우(2권, 겨울에 바다를 보러온 사람 p. 37), 이른바 '린훼이 현상'을 불러일으켰던 수필학자이자 수필창작가인 린훼이(1권, 이별 p. 207), 수필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도 뛰어난 성취를 보인 훵지차이(2권, 지난 시절과 이별하기 p. 167), 철학적 사고와 치열한 문체로 수필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스티에성(1권, 나와 띠탄 공원 p. 13)이 들어 있다. 또 서정적 수필로 이름이 높은 야오산삐(1권, 나를 감아도는 어머니의 강 p. 189), 참신한 문체와 감각으로 주목받는 신예작가 자오메이(1권, 독서시대 p. 163)와 치우산산(1권, 여자, 그리고 그녀의 이름 p. 121), 여성의 존재 의식과 지위 문제를 파고드는 한샤오후이(1권, 울 줄 모르는 여자 p. 225)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저명한 홍콩의 학자수필가 샤오쓰(2권, 홍콩의 일몰 p. 103)라든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지닌 타이완 전업수필가 쿠링(2권, 시험으로 보낸 한평생 p. 55) 등도 포함되어 있다.
본문 소개
아버지의 회한(탕다츠엉)
임종 전날 극도로 허약해진 아버지는 갑자기 눈을 뜨더니 왼손을 들었고, 어머니가 급히 다가가 살펴보니 아버지는 안간힘을 쓰면서 왼손으로 벽을 가리키시는데, 소리는 전혀 내지 못하고 눈만 벽 위를 더듬고 계셨단다. 어머니 말씀이, 그때 어찐 된 일인지 문득 깨닫고는 급히 벽에 가족 사진을 떼다가 아버지의 눈앞에 들이밀었더니, 왼손을 떨구면서 두 눈은 똑바로 사진을 응시하셨는데, 눈가에 천천히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고 한다.(P.117/13~ P.118/2)
나를 감아도는 어머니의 강(야오산삐)
나중에 아버지가 임무차 마을에 돌아왔다가 적에게 포위를 당하자, 적들은 십수 명의 동네 사람들을 붙잡아놓고 아버지의 행방을 대든지 아니면 죽음을 택하라고 위협했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적을 유인해서 마을에서 뛰쳐나가 강물에 뛰어들었고, 맞은 편 강가에 닿을 즈음에 그만 총에 맞아 강물을 붉게 불들이며 사라지셨다. 그해 니양 강은 엄청난 홍수가 있었다. 강물이 마을로 넘쳐들어 마당으로 집으로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가슴까지 밀려들었다. 하늘에는 해를 볼 수가 없었고 비는 그칠 새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건 모두 어머니의 눈물이요 통곡이라고 했다.(P.191/5~ 14)
이별(린훼이)
아들의 방에 들어선 아내는 가만가만 아들이 쓰던 책상도 쓰다듬고, 아들이 오늘 아침까지 자고 일어난 이불도 쓰다듬었다. 그리고 마침내 눈물을 떨구었다. 이제부터 날마다 그녀는 시카고라는 그 낯선 도시에 관심을 쏟으며, 아들이 그곳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하는 상념에 잠기게 될 것이다. 또 언제나 마음을 졸이며 그 수수께끼 같은 머나먼 곳을 축원할 것이다.(P.214/5~11)
저자 소개
지은이
스티에성(史鐵生. 1951년 출생) : 베이징작가협회 부주석이며 전업작가로 수필집으로 『혼잣말』(自言自語), 『애정문제』(愛情問題), 『나와 띠탄 공원』(我與地壇), 『자문자답』(答自己問), 『대화훈련』(對話訓練), 『숙명적 글쓰기』(命的寫作), 『병중 잡기』(病隙碎筆) 등이 있고, 소설집으로 『법학교수와 그의 부인』(法學敎授及其夫人), 『나의 아득한 칭핑만』(我的遙遠的淸平灣), 『원죄 숙명』(原罪 宿命), 『1인칭』(第一人稱) 등이 있으며, 그 외에 종합작품집으로 『다른 사람』(別人) 등이 있다.
린훼이(林非, 1931년생) : 수필가이며 루쉰 연구자로 중국사회과학원 교수이며 중국산문학회 회장이다. 수필집으로 『미국을 다녀와서』(訪美歸來), 『나의 독서기』(讀書心態錄), 『운유수필』(雲游隨筆), 『중외 문화 명인 인상기』(中外文化名人印象記), 『이별』(離別), 『반세기의 사색』(半個世紀的思索) 등이 있고, 학술서로 『중국현대산문사』(中國現代散文史稿), 『산문의 사명』(散文的使命), 『루쉰 전기 사상 발전사』(魯迅前期思想發展史略), 『루쉰과 중국문화』(魯迅和中國文化) 등이 있으며, 그 외 『중화 백년 여행산문 정수』(中華百年游記精華) 등이 있다.
야오산삐(堯山壁, 1939년 출생) : 수필가이며 시인으로 허베이 작가협회 주석을 역임했고 전업작가이다. 시집으로 『도강곡』(渡江曲), 『금빛 날개』(金翅歌), 『청산의 봉화』(烽烟靑山), 『나의 북방』(我的北方), 『야오산삐 서정시선』(堯山壁抒情詩選

목차
옮긴이의 말/7
나와 띠탄 공원/13
애주별곡/69
문학의 강호/81
개고기/97
아버지의 회한/107
여자, 그리고 그녀의 이름 /121
책은 있지만 서재는 없답니다/137
비워놓은 답안 /147
CD 유랑기?/151
독서시대/163
메이쯔에게/171
나를 감아도는 어머니의 강/189
이별/207
50년 만에/215
울 줄 모르는 여자/225
말없는 한 쌍/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