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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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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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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1. 물신자본주의 시대, 왜곡되고 변질된 욕망의 일상적 면모를 파헤치다
《서커스 서커스》는 돌연한 사고로 외아들을 잃고 상실감에 빠진 금은방 사장 윤상준의 내면기를 중심으로 물신자본주의 사회의 일그러진 욕망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아들이 살아 있을 때에는 아들이 우렁이의 삶, 약자의 삶을 살게 될까 봐 아이의 모든 희망을 말살하다가 아들이 죽고 나서야 그의 꿈과 삶의 가치, 세계관을 이해하게 되는 장사꾼 상준. 죽은 아들의 삶을 인터넷을 통해 되밟아가는 과정에서 존재의 질적 변화를 경험하는 이 인물을 통해 작가 최인석은 '...
1. 물신자본주의 시대, 왜곡되고 변질된 욕망의 일상적 면모를 파헤치다
《서커스 서커스》는 돌연한 사고로 외아들을 잃고 상실감에 빠진 금은방 사장 윤상준의 내면기를 중심으로 물신자본주의 사회의 일그러진 욕망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아들이 살아 있을 때에는 아들이 우렁이의 삶, 약자의 삶을 살게 될까 봐 아이의 모든 희망을 말살하다가 아들이 죽고 나서야 그의 꿈과 삶의 가치, 세계관을 이해하게 되는 장사꾼 상준. 죽은 아들의 삶을 인터넷을 통해 되밟아가는 과정에서 존재의 질적 변화를 경험하는 이 인물을 통해 작가 최인석은 '돈'으로 요약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일그러진 욕망, 뼛속 깊이 들어와 박힌 이 욕망의 형태들을 일상적 범주에서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또 그것의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우렁각시와 장꾼의 우화, 채팅이나 원조교제, 크레디트 카드 등으로 요약되는 이 시대의 코드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왜곡된 욕망의 변주곡에 다름 아닐 것이다. 작가는 이미 체화되고 내면화된 변질된 욕망 안에서 우리는 피해자인 우렁각시이기도 하고 가해자인 장꾼이기도 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데, 현실과 인간관계의 정면을 바라보는 작가의 육중하고 날카로운 시각은 어느 누구도 비켜갈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가 끊임없이 주입하고 강요하는 욕망과의 싸움이야말로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끝내 패배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싸움이 아닌가 하고 제안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2. '만남' 중에서
나는, 어떤 식으로건, 그게 전망이라 불리건 희망이라 불리건, 해피엔드를 만들어내는 건 작가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인데, 내 눈에 보이는 이야기를, 내가 이 세상에서 발견해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일 뿐이죠. 물론 상상력이나 소설적 장치들을 동원하지만, 그것은 현실을, 어쩌면 무수한 현실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현실을 좀더 잘 보고 잘 얘기하기 위한 방법들이죠. 희망의 실마리는 자신의 힘이, 권력이 결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데에서부터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다른 우렁각시들을 죽이는 좀더 큰 우렁각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 다음에는 우렁각시의 서열을 만들어내는 이 체제의 수레바퀴 밑에 깔려 죽는 또 하나의 우렁각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는 것, 이놈의 욕망과의 싸움이야말로 중요한 싸움임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희망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런 것을 희망이라 부르면 안 되는 걸까요?
본문 소개
\"뭐가?\"하고 반문하는 상준의 음성은 깨끗했다.
그녀가 잘못 본 것일까. 그의 눈 역시 어느새 깨끗했다. 눈물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가 후르르 한숨을 내쉬는 것을 정연은 놓치지 않았다. 그의 눈이 슬펐다.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임대료 문제가 잘 안 풀려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슬픈 눈을 들어 그는 허공을 넘겨다보았다. 정연은 그의 등을 쓸어주었다. 그가 아내의 손을 뿌리쳤다. 그 짧은 사이 정연은 그의 등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가 말을 꺼냈을 때 그 음성은 울음보다 더 침통했다.
\"난 나는 장사꾼이야 .\"
정연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장사꾼이었다. 그것이 어쨌다는 것일까? 남편의 얼굴이 곧 울음이라도 쏟을 듯 일그러져 있었다. 그가 한숨을 치쉬고 내리쉬었다. 갑자기 그는 물었다.
\"우리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정연은 알고 있지 못했다.
\"난 그 여자아이의 이름도 알아. 통신으로 얘기까지 나눈 적 있어. 서주희, 스물여섯 살. 은행원이야.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이지만 방송통신대학을 다니고 있어. 국문학과. 이학년.\"
정연은 아직도 근심스러운 얼굴로 그가 하는 얘기보다는 그의 얼굴을 눈여겨 살펴보았다.
\"지금 내가 듣던 음반이 제목이 뭔지 알아? 이야.\"
저자 소개
작가 최인석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1980년 희곡 으로 《한국문학》 신인상, 희곡 로 대한민국문학상, 로 백상예술상을 받았고 1985년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1986년 《소설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다. 1995년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인형 만들기》 《혼돈을 향하여 한 걸음》 《나를 사랑한 폐인》 등이 있고, 장편소설 《잠과 늪》 《새떼》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 《아름다운 나의 귀신》 《구렁이들의 집》 등이 있다.
저자 소개
작가 최인석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1980년 희곡 으로 《한국문학》 신인상, 희곡 로 대한민국문학상, 로 백상예술상을 받았고 1985년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1986년 《소설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다. 1995년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인형 만들기》 《혼돈을 향하여 한 걸음》 《나를 사랑한 폐인》 등이 있고, 장편소설 《잠과 늪》 《새떼》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 《아름다운 나의 귀신》 《구렁이들의 집》 등이 있다.
목차
목차
1 신전에서 ... 7
2 슬픈 우렁각시 ... 13
3 잔치 ... 21
4 운동화 ... 32
5 천영상가 ... 42
6 약속 ... 52
7 다슬기 ... 66
8 은행나무와 개망초와 풍뎅이 ... 79
9 벌레들 혹은 쇼핑 ... 95
10 크레디트 혹은 외상 ... 101
11 시장 ... 116
12 차용증 ... 126
13 농성 ... 132
14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 ... 138
15 손님 ... 147
16 우렁 각시 서커스 ... 153
17 바퀴벌레 ... 171
만남 ... 179
1 신전에서 ... 7
2 슬픈 우렁각시 ... 13
3 잔치 ... 21
4 운동화 ... 32
5 천영상가 ... 42
6 약속 ... 52
7 다슬기 ... 66
8 은행나무와 개망초와 풍뎅이 ... 79
9 벌레들 혹은 쇼핑 ... 95
10 크레디트 혹은 외상 ... 101
11 시장 ... 116
12 차용증 ... 126
13 농성 ... 132
14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 ... 138
15 손님 ... 147
16 우렁 각시 서커스 ... 153
17 바퀴벌레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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