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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 김상환 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08월 10일
    •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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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2023205 605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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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지수 :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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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서울대 철학과 김상환 교수의 10년 만의 신작!
    세계화의 무대 위에서 부르는 인문학의 노래, “나는 철학자다”

    서울대 철학과 김상환 교수의 신작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헤겔 만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현대의 지성’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서양 철학에 대한 단순 개괄이나 잘 정리된 해설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철학자 김상환의 본격 이론서로, 저자는 이 두툼한 한 권의 책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철학적 세계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전작 『니체, 프로이트, 맑스 이후』(2002)를 통해 동서 사상사를 꿰뚫는 새로운 관점으로 “계사 존재론”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철학적 행보를 시작한 김상환의 논의는 이 책에서 한층 더 확장되고 심화되었다. 이와 같이 동서양의 정신을 포괄하는 제3의 정신을 찾는다는 저자의 야심찬 기획은 단순히 자생적 철학을 일구어내겠다는 저자의 개인적 야심이 아닌, 문명사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시대정신의 발로다.
    저자에 따르면 “자본주의가 심화됨에 따라 국가, 계급, 인종 등을 가르던 경계들이 점점 뒤엉키거나 무력화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란 기존의 현실을 규정하던 수많은 구별의 선들이 자본과 테크놀로지의 보편성 안에서 추상화되는 시대다.” 그러나 “추상화된다는 것은 소멸한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롭게 그려지기 위해 보류의 상태에 놓인다는 것뿐이다…… 어떤 엉클어짐, 유례를 찾기 힘든 엉클어짐에서 비롯되는 아우성.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은 오늘의 인문학에 대하여 위기이자 또한 기회일 수 있다.”
    이렇듯 저자는 모든 것이 동요하고 기존의 질서가 뒤얽히며 미증유의 변화를 겪는 이 시대가 인문학이 처한 위기인 동시에 “미래의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출발점”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저자의 귀에 오늘날 인문학자들에게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시대적 요구는 진짜 철학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요구, 다름 아닌 「나는 철학자다」에 참여하라는 요구처럼 들린다. “지식생산의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나 비판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현재의 인문학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존엄을 직접 증명해 보이라는 요구. 이 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철학자 김상환의 적극적인 응답이다.

    헤겔 만가輓歌, 상여를 메고 부르는 비탄의 노래
    그동안 꾸준히 동양과 서양의 사유를 아우르며 양자를 뛰어넘는 새로운 길, 제3의 정신을 모색해온 김상환의 문제의식은 이번 책에서 더욱 깊이와 밀도를 더했다. 동서양의 사유를 상호 번역하는 수준과 그 폭도 변화를 겪었으며, 한편에 플라톤 이래의 서양 전통 철학과 해체론의 흐름이, 다른 한편에는 『주역』에서 발원하는 동양 사상의 전통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짜인 텍스트는 더욱 촘촘해졌으면서도 더욱 넓은 외연을 망라한다. 600여 쪽의 두께에 담긴 밀도 높은 열일곱 편의 글들은 저자의 깊이 모를 사유의 폭과 그 진정성을 짐작케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인문적 상상력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인간, 언어, 역사 등 인문학의 구심점을 이루는 사태들에 대해 두루 언급하는 한편, 이 사태들을 상호 교차 및 삼투시키면서 새로운 인문주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가 “헤겔 만가”인 것은 헤겔의 역사적 위치 때문이다. 20세기 후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탈서양 담론이나 탈근대 담론은 헤겔 철학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한 만가였다. 이번에는 우리의 자생적 인문학 담론이 그 상여를 대신 멜 차례가 되었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인식이다. 그것은 “서양의 정신을 절대화하기 위해 동양의 정신을 살해, 애도, 매장했던 장본인”이 바로 헤겔이었으며, 이후 서양의 해체론이 향하는 듯 보이는 철학의 동쪽이 실은 서쪽의 서쪽이었다는 자각에서 비롯됐다.
    서양 철학의 꽁무니를 쫓기보다 동서양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신을 찾고자 하는 철학자 김상환이 본격적인 무대 위에 오르기 전 부르는 노래는 다름 아닌 “헤겔 만가”다.

    Stand By Your Man! 이것이 인문학의 노래다
    “당신의 사람 곁에 서세요.”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오른 철학자 김상환은 이것이 바로 인문학의 노래라고 말한다. 인문학의 본성은 사람 옆에 서는 데 있고, 그 옆을 지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위치, 그 정체성이 확인되는 장소는 다름 아닌 인간의 옆 혹은 곁이다. 인문학은 사람 곁을 떠나지 말라는 명법 아래에서 탄생했고, 그 명법을 따르는 한에서 비로소 인문학일 수 있다.
    이는 인문학의 본성이 단순히 인간의 존엄을 증명하는 데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문학은 무엇보다 상상력의 차원에서 사물 옆으로 비스듬히 서는 습성이 있고, 이 점에서 다른 종류의 학문과 구별된다. 저자는 인문학에 대한 독창적인 글을 남긴 이태수 교수의 말을 빌려 자연학에서 주체와 대상이 ‘직지향’의 관계에 있다면, 인문학에서 그 관계는 ‘사지향’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직지향의 사고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외시의미라면, 사지향의 사고는 주체가 처한 상황과 판단의 주관적 계기 일반을 함축하는 함축의미를 추구한다. 사랑이 넘치는 눈이나 욕망으로 들끓는 눈은 대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무관심하고 중립적인 시선, 이른바 객관적인 시선에는 아무 의미가 없던 대상이 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위대한 발견이나 창조도 이런 역설을 따른다. 새로운 진리는 기존의 논리와 시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것이 제대로 보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점을 일탈한 시각, 기존의 관점을 기준으로 할 때는 삐딱한 시각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던지는 탁월한 철학적 물음, 인문적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동서양 사상을 포괄하며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문주의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는 저자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대과大過시대’라 명명할 수 있다. 이는 저자가 『주역』에서 끌어낸 시대진단으로 “어떤 안정된 척도로 질서가 조직되는 시대가 아니라 척도 자체가 흔들리고 굴절되는 시대, 위대한 개혁을 기다리는 과도기”의 시대를 일컫는다. 물질적 풍요가 기술적·정신적 풍요로 이어지며 마침내 기존의 제도적 질서를 초과하는 시대로, 다시 말해 “새로운 인문적 교양의 탄생”이 요구되는 시기인 것이다.
    이 책은 다름 아닌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철학자 김상환의 독창적인 이론서다. 도대체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괴로운 침잠을 강요하고 철학자의 위치로 납치해가는 물음, 이 탁월한 철학적 물음 앞에서 저자는 “모기만 한 소리라 해도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자신의 노래를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문적 상상력의 발원지인 인간의 내면성 혹은 내면적 인간성은 홀로 발아할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사람(대타자) 옆에 서야만 비로소 자기 고유의 차원을 획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인문적 상상력은 “엄마 곁과 같이 세계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가늠할 수 있는 어떤 원초적인 장소를 찾고 또 지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서양 인문주의의 역사적 기원에 있는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은 그런 장소를 고전 문헌에서 찾았으며, 동양 인문주의의 역사 또한 철두철미 고전 주석의 역사였다. 그것은 바로 전승되는 위대한 언어야말로 엄마 곁과 같은 장소, 나아가 인간 일반의 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꾸준히 “동서 존재론의 바탕을 한데 얽을 실마리”로서 계사 존재론을 제시하며 동서양을 뛰어넘는 제3의 정신을 추구해온 저자의 작업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다름 아닌 “미래의 인문적 상상력은 동양 고전의 주요 장면 속에서 서양 사상사의 위대한 성취를 생생하게 회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헤겔의 『정신현상학』이나 들뢰즈·과타리의 『천 개의 고원』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론적 계사를 『주역』의 계사와 함께 엮어나갈 수 있는 그런 유형의 철학과 더불어 비로소 완결된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은 그런 미래의 인문적 상상력에 부응하는 철학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도이자 실험으로,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문적 사유의 지평을 열어젖히는 책이다. 특히 동서양의 철학 사상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박학다식과 전체를 굽어보는 조망의 높이, 동서를 갈라놓는 심연을 훌쩍 뛰어넘는 통찰력, 텍스트의 정치함과 세심함, 문인 못지않은 유려한 글쓰기는 이 책이 가진 큰 미덕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김상환

    저자 : 김상환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4대학(소르본)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8년 현재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현대 프랑스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구조주의 전후의 현대 철학 사조를 동사이아의 문맥에서 재해석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고등과학원(KIAS) 초학제독립연구단에서 연구책임자를 맡았다. 저서로 『해체론 시대의 철학』, 『예술가를 위한 형이상학』, 『니체, 프로이트, 맑스 이후』,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 등이 있고 편서로 『라캉의 재탄생』 등이, 역서로 『차이와 반복』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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